짜요짜요 먹고싶다
카테고리
작성일
2024. 7. 30. 22:27
작성자
관계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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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GM 또는 시나리오를 플레이한 PL만 열람 바랍니다.

 

 

 

 

 

[CoC 시나리오]

 

여름, 너라는 이름의 소낙비

약칭 ‘여소낙’ 플레이 로그 백업

 

필연히 마주친 소낙비에 흠뻑 젖으면, 무지개가 물들지도 몰라.

 

 

 

KPC 백아현 / 소담

PC 이연 / 짜요짜요

 

 

 

 

24. 07. 10. ~ 24. 07. 30.

플레이 타임 12시간 30분

 

 

 

 

 

 

 

 

 

 

 
 
 
 
.
HP -2
 
선장:청남도로 가는 손님인가? 다음 배 들어오려면 족히 며칠은 기다려야 할 텐데. 어차피 내가 그 근처 다른 섬에 가니까 태워주리다. 타시오.
 
선장:허이고, 젊은 사람이 바다에서 이렇게 죽도 못 쑤면 어떡한담? 정신 좀 차려보시오. 이거라도 좀 마시던지.
 
이연:(아무래도... 호의를 거절할 수는 없겠지. 다 죽어가는 낯으로 음료를 받아든 그가 가벼이 감사 인사를 건넨다.) 감사합니다...
 
선장:아이구. 그려그려, 빨리 마시게나. 그러고 보니... 자네, 이름은 어떻게 되는감?
 
이연:(몇 모금 마신 그가 입가를 손으로 닦는다. 선장의 물음에는 잠시 탄성을 뱉더니, 곧 호의를 띈 얼굴로 답한다.) 이연이에요. 외자로 연, 이요.
 
선장:외자 이름? 흔치 않은데 기억하기 쉽겠어. 어려보이는데 청남도에는 관광하러 가나?
 
이연:덕분에 친구들에게 소개할 때도 편하기도 해요. (슬쩍 웃은 그가 선장의 물음에 짧게 침음성을 흘린다.) 으음, 관광은 아니고... 할머니 댁으로 요양이요. 몸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라서...
 
선장:아이구. 괜한 걸 물었구만. 그럼 꽤 오래 머무르겠어? 청남도가 오가는 사람이 적긴 해도 요양하기에는 딱 좋지. 풍경도 좋고, 있을 건 다 있어.
 
이연:에이, 아니에요. 그렇게 신경 쓰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이어진 선장의 말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한다. 이후 몇 번 눈을 깜빡인다.) 그런가요? 사실 저 청남도는 처음 가보는 거라서요... 혹시 유명한 곳이 따로 있나요?
 
선장:뭐, 나도 청남도에 그리 머물러 본 적은 없어서…. 아, 그래! 거기에 소낙비가 자주 내리는데, 가끔 뜨는 무지개가 그리 예쁘다는 말은 들은 적 있다네.
어이쿠, 내 정신 좀 봐. 하마터면 청남도를 지나칠 뻔했구먼. 자, 부두에 내려줄 테니 가보시오.
 
선장:곧 소낙비가 내릴 것 같구만. 홀딱 젖기 전에 들어가 보는 게 좋을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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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59
판정결과: 실패
핸드아웃 공개
 
이연:(도착하자마자 먹구름이라니, 꽤 안 좋은 신호인 것 같은데... 하늘을 한 번 쳐다본 그가 마을 회관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노인:젊은이는 뉘슈?
 
이연:아, 안녕하세요. 할머니 댁에 묵으러 왔는데 날씨가 영 좋을 것 같지는 않아서요... (힘들어 보이시는데 계속 서 있는 건 실례려나. 그렇다고 무작정 들어가기에도 좀... 가만히 노인의 눈치를 살핀다.)
 
노인:그려~? 아이고, 내 정신 좀 봐. 일단 밖에 더운데 빨리 들어와봐. 할머니 이름이 어떻게 되는고?
 
이연:앗, 네에... 실례합니다. (회관 안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다. 노인의 물음에는 짧게 탄성을 뱉었던가.) 김영숙 할머니요. 혹시 알고 계신가요?
 
노인:영숙 할멈? 알지 그래! 근데… 내가 알기로, 그 할멈은 며칠 전에 육지 병원으로 갔는데… 아마 집에 가도 문이 잠겨서 들어가지 못할 것이여. (잠시 생각하더니) 이장네에 한 번 가봐라. 집을 열어주든, 뭔가 해결책을 주겄지. 참, 그 전에… 과일이라도 좀 먹고 갈텨?
 
이연:병, 병원이요? 어디 아프신가요? (음, 어떡하지... 잠시 고민하던 그가 노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네, 이장님 댁 말이죠...? (할머니는 괜찮을까. 꽤 걱정스러운 낯이다.) 주시면 감사히 먹을게요.
 
노인:노인네들이 이 나이 되면 다 아프지 뭐. 어디가 아프다고 했더라…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참. 아유, 일단 과일이나 좀 가져올테니 기다려봐요.
 
노인:편하게 들어~. 영숙 할멈 손녀면 내 손녀나 다름없지.
 
이연:아... 감사합니다. (이렇게까지 챙겨주실 줄은 몰랐는데. 양손으로 음료를 받아들었다.)
 
이연:(뒷정리를 도운 뒤 노인들과 인사를 나눈 그가 회관 밖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장님네 댁으로 이동하며 시골 풍경이나 눈에 담았다.) 으음... ...여기인가?
 
이장:뉘시오?
 
이연:아, 안녕하세요. 김영숙 할머니 댁의 손녀입니다. 혹시 이장님네 댁이 맞나요?
 
이장:영숙 할멈 손녀? 그려, 내가 이장인데… 아, 집이 잠겨있어서 못 들어가서 왔는감?
그 집 열쇠가, 가만 보자… (잠시 집 안에 들어가 무언가를 살피는가 싶더니 다시 돌아온 남자는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어쩜 좋아. 그 댁이 나한테 열쇠를 안 맡기고 갔어. 우리 집은 객식구를 들일 곳이 없어서, 여관에서 묵어야할 것 같은데…
 
이연:(이장이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신발 앞 코로 바닥을 쿡쿡 찍는다. 하늘을 살피는 것도 잠시, 그가 돌아오자 들려오는 것은 그리 반갑지 않은 소식이라.) 아... 그런가요? 그렇다면 어쩔 수 없죠. (실례했습니다. 고개를 숙여 인사한 그가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이장:아이구… 미안혀. 내가 여관 댁에 말 잘 해놓을테니까. 돈 걱정은 하지 말어!
 
여관주인:아현이니? 문 열려 있으니 들어오렴!
 
여관주인:곧 한바탕 소낙비가 쏟아질 텐데 어서 들어오지 않고선-... 아이구?! 손님이었네? 죄송해요. 제 딸 녀석인 줄 알고…. 무슨 일로 왔어요?
 
이연:아, 김영숙 할머니 손녀입니다... 할머니가 병원에 가셨다고 해서 잠시 들렀는데... (그가 말끝을 흐리며 눈을 굴린다. 또 거절당하지는 않겠지.)
 
여관주인:영숙 할머니~? 육지로 가신 걸 몰랐구나. 어쩜 좋니… 여기는 배도 일주일에 한 번씩 밖에 안 들어오는데 말이야. 영숙 할머니랑 내가 정말 친했었는데, 건강하다가 갑자기 그렇게 되실 줄 누가 알았겠나. 어려워 말고 편히 묵으렴.
참, 손님이 올 줄 모르고 방 정리를 안 해놓았네. 금방 치우고 올테니 여기 음료라도 마시면서 마루에 잠시 있어봐.
 
이연:(여관주인의 말에 눈에 생기가 돌아온다. 길바닥에서 잠을 청하는 일은 피할 수 있겠다 싶다.) 아, 그럼... 염치없지만 실례하겠습니다. (마루에 짐을 올려둔 그가 앓는 소리와 함께 자리에 앉는다.)
 
이연:(시골에 있으니 별거 아닌 자연현상도 아름답게 느껴지네. 이렇게 여유를 가지고 비를 관찰하는 것도 오랜만이지, 분명...)
 
백아현:…….
 
이연:(...수없이 쏟아지는 빗줄기가 시원하게 바닥을 적시고 있음에도,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저도 마찬가지로 널 가만히 응시하기만 할 뿐. ...머리가 완전히 멈춘다. 이런 느낌은 처음이다.)
 
여관주인:세상에, 아현아! 이 비를 다 맞고 오면 어떡하니? 마을 회관이라도 들렀다 오지. 소낙비라 금방 그칠 텐데! 자, 감기 걸리기 전에 어서 옷 갈아입고 나오려무나.
 
여관주인:아유, 놀랐지? 저 녀석이 내 딸이야. 장작 좀 패오라고 뒷산에 보내놨더니 요령 없이 비를 다 맞고 와버렸네.
아, 머무를 방은 지금 막 불 땠단다. 비가 와서 바깥은 괜찮아도 방은 많이 꿉꿉할 거야. 그래서 좀 때고 나서 들어가는 게 나을 텐데…. 혹시 지금 춥니?
 
이연:...아, 아아. 따님 (뜸) 이요. (솔직한 감상으로, 좀 놀랐다. 이런 외딴 섬에 보통 제 또래가 있으리라고는 잘 상상하지 않으니. 도시에서 보던 학생들과는 다른 분위기에 잠시 놀랐던 걸까. 아까의 느낌은...) 아, 으음. 비가 내려서 그런지 좀 쌀쌀하긴 하네요...
 
여관주인:그래, 역시 바로 들어가는 게 낫겠지? 이 섬이 여름에도 소낙비가 내리면 기온이 뚝 떨어져. 아현아!! 손님한테 드릴 이불 좀 내오렴!
참, 편하게 이모라고 불러. 여기 있는 동안 날 정말 이모인 것처럼 편히 여겨주면 더 좋고. 아차! 감자 찌려고 물 올려놨는데 깜박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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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현:… 안녕. 내 이름은… 아까 들었지? 아현이야. 백아현. (그 말을 끝으로 덧붙일 말을 찾지 못했는지, 눈을 굴리다가 이불이나 건네어주고 만다.)
 
이연:(이름이 백아현이구나. 두 눈 깜빡이며 네 말을 기다리던 그가 살풋 웃음을 터뜨렸다. 이불을 받아 들고는 저와 네 무릎에 덮는다.) 응, 아현이구나. 잘 부탁해. 나는 이연이라고 해. 외자 이름으로 연. (말수가 적은 편이구나. 그리 생각하고는 눈을 굴리며 할 말을 찾는다.) 혹시 우리 할머니 알고 있어? 김영숙 할머니인데...
 
백아현:응… 나도 잘 부탁해. (몇 초. 눈만 깜빡이며 정적을 헤메다가 이어진 질문에 고개를 들었다.) … 영숙 할머니? 알지 그럼. 그런데 내가 알기로… (그 분은 육지 병원에 가셨는데. 말을 내뱉기 전에 대충 네가 왜 여기에 있는지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하… 그럼 너는 할머니를 뵈러 왔던 거야?
 
이연:(네 말에 그가 고개를 주억인다. 그것도 잠시, 침음을 흘리며 볼을 긁적인다. 느릿한 어조였다.) 그게, 몸이 안 좋아서 잠시 청남도로 오게 됐어. (뜸) 원래 할머니 댁에서 묵기로 했었으니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려나... 아무튼, 신세를 지게 됐네. (작은 웃음소리가 허공에 스며든다. 곧 작은 탄성과 함께 널 쳐다봤지만.) 혹시 내가 민폐를 끼쳤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
 
백아현:(네 말을 죽 듣다가는 몇 초 뒤늦게 답했다.) 아, 그래. 우리섬이 공기가 좋기는 하지. 도시에 비해선… (제 뒷머리 만지작거리다가는) 사실 도시에 가본 적은 없지만 말야. (머쓱하다는 듯 덧붙였다. 이어진 질문에는 다급하게 손사래를 쳤고.) 그럴 리가, 애초에… 여기는 여관인 걸. 여기에는 내 또래가 없기도 하고. 난… 오히려 좋았어. 네가 온 걸 보고. (내뱉고 나니 왜인지 기분이 이상한지라 제 볼만 문질거렸다.)
 
이연:그래? ...하긴, 도시에서 여기까지 오는 데 오래 걸리기도 했으니까, 더 힘들기도 하겠다. (고개를 몇 번 주억인다. 곧 무언가 생각하는 듯 고개를 갸울였다.) 근데, 부모님이 여기서 요양하는 건 어떠냐고 하셨을 때는 긴가민가했는데... 와보니까 확실히 공기가 좋긴 하다. 난 도시보다 시골이 더 좋은 것 같아. (아직 온 지 하루도 안 됐지만. 그가 머쓱하게 덧붙였다. 널 빤히 바라보던 그는 이어진 말에 작게 웃어 보였다.)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네. (뜸) 이 섬에 또래가 없으면 심심하거나, 그렇지는 않아?
 
백아현:(응, 그렇지. 흐리게 답했나. 널 잠시 쳐다보다가는 다시 비가 쏟아지는 바깥을 보았다.) 몇 주 묵어보면 생각이 좀 달라질지도 몰라. (말 끝으로 짧게 웃음이 달라붙었다. 한탄 같기도 하고, 장난 같기도 한 말이었다.) 심심하지. 할 일이 많아서 시간이 빨리 가기는 하지만… 재미가 너무 없어. 산이나 바다도 매일 보면 질리고 말이야.
 
여관주인:아현아. 마냥 노닥거리지 말고 감자 좀 다듬으렴. 껍질 깐 다음에 싹 난 부분은 도려내고, 알지?
 
여관주인:저녁 다 되면 부를게! 혹시 이 녀석이 숫기가 없어서 불편하면 신경 써주지 말고 방에 들어가렴.
 
이연:(저 멀리 시선을 던지면서도 네 쪽을 힐끔힐끔 바라본다. 계속 쳐다보기에는 실례일 것 같기에... 왠지 가만히 보고 있는 것도 미안하기도 하고. 결국 네 쪽으로 몸을 기울인다.) ...혹시, 괜찮다면 도와줘도 될까?
 
여관주인:This message has been hidden.
 
백아현:(네 말을 듣고는 잠시 고민하는 낯을 했다. 한 쪽 눈썹을 찡그리더니 입을 떼었나.) … 혹시 나 혼자 일하는 것 같아서 그러는 거라면 안 그래도 돼. 너는 손님이잖아. 단순히 심심해서라면… 말릴 이유는 없지만.
 
이연:으음... (네가 눈썹을 찌푸리자 작게 눈치를 살핀다. 혹 어떤 실수라도 했나 싶어서. 뒤이어진 네 말에는 작게 화색이 돌았다.) 응, 심심해서. 뭔가 시골에 오니 밭일 같은 것도 해보고 싶기도 하고. (정확한 사유는 전자이긴 하지만, 이것 또한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한평생 도시에서 살았으니, 밭일에 대한 궁금증도 존재했기에.)
 
백아현:그런 이유라면… (선선히 부엌에 다녀오더니 감자칼을 내주었다. 목장갑과 비닐장갑도 잊지 않고 쥐여주던가. 물론 덧붙여 묻는 것도 잊지 않았다.) 감자 깎는 법은 알지? (잇따르는 눈빛이 왠지 물가에 내놓은 아이를 바라보는 것 같다면 기분탓일까.)
 
이연:그럼. (...아마? 자신만만만 하게 답하고는 네가 잘 듣지 못할 정도로 작게 덧붙였다. 예전에 부모님 돕는다고 해본 적은 있긴 하다만... 최근 들어서는 아마 깎아본 적이 없을 텐데. 감자칼을 받은 그가 어정쩡한 포즈로 껍질을 깎으면, 감자 속까지 덩어리 채로 잘려 나간다...)
 
이연:
손놀림
기준치: 10/5/2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HP -1
 
백아현:(손을 베인 것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 몸을 일으켰다.) ...잠시만 기다려. (먼저 네 손에서 칼을 뺏더니 그 말을 마지막으로 쏜살같이 안으로 들어갔다. 그가 연고와 밴드를 들고 나온 것을 1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널 향해 손을 펴보이곤 말했다.) 손 이리 줘봐.
 
이연:어... (손까지 베일 줄은 몰랐던 것인지, 몇 초간 감자를 들고 그대로 널 바라본다. 네가 자리를 비우면 감자와 칼을 조용히 옆에 내려둔다. 밭일은 나와 맞지 않는 건가...) 아, 응. (얌전히 네게 손 내민다.)
 
백아현:(역시 일을 나누지 말았어야 했나. 약간의 죄책감 때문인지, 집중 때문인지. 굳어진 얼굴로 네 손을 살폈다.) 다행히 많이 베이진 않았어, 금방 나을 거야. (조금 안심한 기색으로 연고를 발라주었다. 집중한 탓에 손끝이 조금 떨렸지만, 다행히 밴드 또한 예쁘게 잘 붙여졌다.) … 감자 깎는 건 안 하는 게 좋겠다.
 
이연:음... (완전히 민폐인 것 같은데. 네 굳은 낯에 잠시 손을 움찔거린다. 그래도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베였을 때보다 더욱 침울한 얼굴로 네 눈치를 살핀다. 치료가 끝나면 몰래 등 뒤로 손을 숨긴다.) 응... 그게 좋겠네. 치료해 줘서 고마워. (얌전히 네 옆에 앉아 잠시 산 쪽으로 시선을 던졌다.)
 
백아현:(네 얼굴 힐끔 보더니만은) 원래 매일 나 혼자 하던 일인 걸. 도와주려 해서 고마워. 금방 깎으니까 걱정 말고. (여상하게 덧붙였다. 다시 찾아온 정적. 네 시선 끝에 산이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화제를 전환시켜본다.) … 내일 안내해줄까? 뒷산.
 
이연:그렇다면... 다행이긴 한데. (조금 어색한 표정이다. 네가 감자를 깎는 모습을 잠시 바라보며 눈을 깜빡였다. 묘한 낯이다.) 응? 아아. 그래 주면 고맙긴 하지만... (뜸) 혹시 뒷산에서 해야 할 일이 있어?
 
백아현:… 응. 매일 나무를 하러 가거든. 어차피 올라가는 길이기도 하고. 여기, 할 게 없으니까.
 
여관주인:그새 비가 그쳤네? 아현아, 감자 다 깠니?
 
여관주인:자, 어서 들어와서 저녁 먹어!
 
이연:앗... 네에! (잠시 무지개를 눈에 담은 그가 마루에서 일어나며 큰 소리로 답한다.) 있지, 나 사실 무지개 실제로 처음 봐. (작게 웃으며 아현에게 속삭이듯 말한다.)
 
여관주인:This message has been hidden.
 
백아현:(조금 눈을 크게 뜨더니 작게 웃었다. 저 또한 소근소근 답한다.) 여기 머무는 동안을 볼 일이 많을 거야. (네가 떠난 자리 이불을 대충 개어놓고는 따라 들어간다.)
 
여관주인:우리 섬에는 처음 온 거지? 그럼 내일 아현이한테 섬 구경 좀 시켜달라고 할게. 우리 섬이 아주 넓은 건 아니지만 의외로 아기자기 예쁜 곳이 많거든.
아, 연이는 모르니까 미리 말해줘야겠구나. 여기서 부두 방향으로 가다 보면 보이는 제일 높은 산 있지? 우린 그 산을 뒷산이라고 불러. 구경 삼아 올라가 보는 것도 좋지만, 등산로가 따로 있진 않아서 길 잃기 일쑤니까 웬만하면 아현이랑 함께 가는 게 좋겠다. 그리고─….
 
여관주인:뒷산에 올라갔을 땐, 귀신 소리가 들리더라도 모른척 해야 해.
 
이연:귀, 귀신이요? (밥을 먹던 움직임이 점차 느릿해진다. 완전히 믿는 건 아니지만... 실제로 그런 현상을 겪는다면 꽤 무서울 것 같기에. 곰곰이 생각하던 그가 아현을 힐끔 바라본다.)
 
백아현:뒷산에 무덤이 많아서 만들어진 미신 같은 거야. 섬이 크지 않다 보니, 사람이 죽으면 묻을 곳이 뒷산밖에 없거든. … 어머니가 장난치신 거니까 너무 겁먹지 않아도 돼.
 
여관주인:아하하! 미안해, 무서웠지? 농담하길 좋아하는 편인데 하나뿐인 자식 녀석은 원체 무뚝뚝하고- 마을 노인 분들은 놀라게 했다간 경기를 일으키시다 보니. 간만에 농담받아줄 만한 사람이 나타나서 너무 신나 버렸네. 아, 여긴 내가 치울 테니… 아현아, 연이 좀 방에 데려다 주렴.
 
백아현:(고개를 끄덕이곤 몸을 일으킨다. 따라오라는 듯 너 한 번 보았나.)
 
이연:(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잘 먹었습니다, 식후인사를 건넨 뒤 가만히 아현을 따라나선다.)
 
백아현:105호가 네 방이야. 104호는 내 방이고. 뭐 필요한 거 있거나 하면 나한테 말하면 돼. 이건 방 열쇠.
 
백아현:그리고, 있잖아─….
 
이연: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백아현:... 잘 자. 좋은 꿈 꿔.
 
이연:(대체 무슨 말을 하려길래 저리 뜸을 들이나 했더니... 작게 웃음을 흘리며 방 안으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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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This message has been hidden.
(밤하늘에 박힌 별을 잠시 바라본다. 아무래도 도시에서는 이런 풍경을 보지 못했으니까. 슬슬 잘 준비를 하고 누워볼까... 깨끗하게 씻고 나와 이불을 깔고 몸을 뉘었다.)
 
이연:...저게 뭐지? (숨겨진 서랍 같은 건가, 싶어 몸을 일으켜 자세히 살핀다.)
 
이연:(음... 옆방에 누가 있는지도 모르고, 아현이 어머님께 실례되는 행동일 수도 있으니까... 잠시 고민하는 듯 문고리를 빤히 바라보더니, 곧 이부자리에 누워 눈을 감는다. 궁금증은 미뤄두는 편이 좋겠다.)
hp+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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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작게 하품하고 비몽사몽한 눈 비비며 시간을 확인하면 살짝 놀란 눈치다. 이렇게까지 늦잠을 잔 건 너무 오랜만인데. 이동하는 길이 피곤했나... 간단하게 씻고 이부자리를 정리한 그가 방 밖으로 나선다.)
 
여관주인:연아! 이제 일어났니? 해가 중천에 떴는데─, 하여간 도시 사람은 잠이 많다니까. 아무튼 때마침 잘 일어났다. 잠깐 이쪽으로 와볼래?
 
이연:좋은 아침이에요 이모. 음, 잠자리가 편해서 푹 잠들었네요... (작게 웃으며 머리를 손으로 빗은 그가 총총 이동한다.)
 
여관주인:잘 잤다니 다행이네! 이건 아현이한테 가져다 줄 새참인데, 내가 일이 있어서 못 갈 것 같아. 여기 나가서 오른쪽 골목으로 쭉 가다 보면 밭이 나오거든? 아마 거기서 일하고 있을테니 좀 가져다주렴. 너도 아침 못 먹어서 배고프지? 가져가서 같이 먹어~.
 
이연:이렇게 신경 써주시니 어쩐지 좀 죄송한걸요... (머쓱하게 웃으며 보자기를 들었다. 다녀오겠습니다. 여인에게 인사한 그가 점심 시간대 시골의 풍경을 감상하며 밭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여관주인:그래, 잘 다녀오렴!
 
이연:(내리쬐는 태양 덕인지 하얀 옷을 입고 있는 네 모습이 어쩐지 밝게 빛나 보인다. 주변을 기웃대며 어떤 농작물을 재배하나 한번 구경한 그가 나지막이 네 이름을 부른다.) 아현아!
 
백아현:이거. 내가 씨앗부터 심어서 키운 거야. 맛이 좋은데…, 먹어볼래?
 
이연:(갑자기 허리를 숙이길래 뭘 하나 싶었더니... 농작물을 자랑하는 널 보며 살풋 웃었다. 무뚝뚝한데 귀여운 면이 있는 것 같아, 아현이는. 이런 말 하면 좀 어색해하려나? 웃는 낯으로 토마토와 널 번갈아 본다.) 네가 직접? 멋있다. 내가 먹어도 되는 거야?
 
백아현:당연하지. 농약도 안 써서, 그냥 흙만 살짝 털고 먹으면 돼. (그러다가는 뒤늦게 새참을 먹어야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는지, 조금 당황해 하며 덧붙였다.) 그러고 보니 밥을 먼저 먹어야 하네. 토마토는 나중에 먹는 게 좋겠다. (네가 가져온 새참을 풀어 먹을 준비를 하기 시작하며 말했다.)
 
이연:(신기하다... 반짝이는 눈으로 네 말을 경청하던 그가 작게 고개를 갸울인다. 궁금한 것이라도 생긴 양.) 그럼 여기 계신 분들은 다 농작물을 직접 키워서 드시려나? 따로 팔지는 않아? (앗. 널 따라 평상으로 이동한 그가 널 돕기 시작한다.) 근데 진짜 신기하다. 아현이 너는 언제부터 농사를 시작한 거야?
 
백아현:서로 교환해 먹기도 하고… 섬이 작다보니 팔 정도까지 나오는 경우는 많이 없긴 해. 다들 나이가 많으시기도 하니까. (이어진 질문에는 잠깐 생각하더니 말한다.) 으응, 어릴 때부터 조금씩 도와서. 정확히 언제부터 시작했다고 하기는 애매하네… (상 앞에 앉아서는) 배고플텐데 어서 먹어. (하며 널 재촉했다.) 참, 밭 일도 끝났겠다, 밥 먹고 나면 섬 구경 시켜줄게.
 
이연:(파는 게 아니라 교환을 하는구나. 고개를 끄덕인 그가 상 앞에 자리를 잡는다. 네 재촉에는 작게 웃으며 두 손 모아 잘 먹겠습니다, 중얼거리고는 반찬 집어 먹는다.) ...맛있다. 이렇게 야외에서 밥을 먹는 건 처음인 것 같은데... 아현이 너는 이렇게 밖에서 먹는 경우가 종종 있으려나? (뒤이어진 네 말에는 두 눈을 크게 뜨더니 고개를 연신 주억거린다.) 좋아! 앗, 근데... 이렇게까지 신세를 져도 되려나? (작게 눈치 살핀다.)
 
백아현:일이 일찍 끝나면 들어가서 먹고, 아니면 어머니가 가져다주시지. 오늘 너처럼. (네가 한 술을 뜨는 걸 보고서 저도 밥을 먹기 시작한다. 네가 고개를 연신 주억거리는 것을 보고는 작게 웃음을 터뜨렸나.) 어차피 이 일 끝나고는 할 것도 없어. 아, 저녁 때 뒷산 때 장작을 하러 가야하긴 하는데... 어제 구경시켜준다 했었잖아. 따라 갈 거야? 어제 어머니가 괜히 농담을 해서…
 
이연:(네가 웃음을 터뜨리자 밥을 오물거리며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쳐다보던 것도 잠시, 네 뒷말에 눈을 굴린다.) 으음... 사실 귀신의 존재를 믿는 건 아니라서... (그렇다고 해서 무섭지 않은 건 아니지만. 괜히 당당한 눈빛으로 너 쳐다본다.) 네가 괜찮다면 따라갈래. 혹시 산 말고 같이 갈만한 다른 곳도 있어?
 
백아현:그럼 다행이다. 나야 당연히 괜찮지. 일하는데 말동무가 있으면 더 시간이 빨리 가니까… (이어진 물음에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한다.) 음, 그전에 갈만한 곳은… 해안가나, 상가? 둘 다 들르기에는 시간이 모자랄 거야. 우선 한 곳만 둘러보는 게 좋을 것 같네.
 
이연:그렇다면 다행이고. (눈을 접어가며 웃어 보인다. 해안가? 작게 되물어본 그의 두 눈이 반짝거렸다.) 해안가 좋다. 나 어릴 때 말고는 바다를 가본 적이 없었어서... 더 기대돼.
 
백아현:그럼 오늘은 해안가에 가는 걸로 하자. 기대해도 좋아. 해변 하나 만큼은 어디보다 예쁘니까… (체력을 많이 써서 그런지, 한 숟갈을 뜰 때마다 밥은 빠르게 사라진다. 식사가 대충 끝난 것 같으면, 먹은 식기를 가지런히 모아 다시 보자기에 싸두었나. 자리에서 일어나며 물었다.) 그럼 갈까?
 
이연:좋아. 그럼 잘 부탁해. (바지 툭툭 털며 일어선 그가 네 뒤를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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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아현아! (먼저 부서지는 파도 끝에 발을 담근 그가 널 바라본다. 손을 크게 흔드는 것을 보아 기분이 꽤 좋은 모양이다.)
 
백아현:(네가 손 흔드는 것을 보다가는 저도 바닷물에 발을 담군다. 그보다 조금 더 깊이, 허벅지 께까지 잠기도록 들어서선 손을 모아 물을 담던가. 그리곤 너를 쳐다보며 씩 웃길 잠시, 두 손에 담긴 물을 너를 향해 뿌렸다.)
 
이연:앗, 차가워! (물에 젖은 생쥐 꼴이다. 양손을 털며 널 바라본 그가 웃음을 터뜨리며 물을 첨벙, 튀긴다.) 헤헤, 이러면 너도 나랑 똑같지? (...뒤늦게 약간의 두려움이 밀려온다. 더 큰 물장구가 절 덮치면 어떡하나, 싶은 낯이다.)
 
백아현:(마찬가지로 쫄딱 젖은 그는 시원한 웃음을 터뜨렸다. 네 우려처럼 더 큰 물장구가 일어나는 일은 없었다. 대신 간단한 질문이나 던질 뿐이다.) 재미있지? 기대했던 것 만큼의 풍경은 되었으려나 모르겠네.
 
이연:(물이 잠잠해지자 시선을 휙 돌려버린다. 안도한 듯 작게 숨을 내쉰 그가 네 쪽으로 첨벙첨벙 다가가 작게 물을 튀긴다. 장난스레 웃어 보였다.) 응, 너는 매일 보면 질린다고 하긴 했지만... 나는 아예 처음이니까. 너무 예뻐. 너무 재미있고.
 
백아현:(튀겨오는 물을 두 팔로 막고는 작게 웃으며 이야기했다.) 다행이다. 자신있게 말했지만, 솔직히 조금 걱정했거든. (그러곤 너처럼, 아까보다 약한 강도로 물을 튀겨보았다. 매일이 오늘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긋지긋하게 보아온 바다인데도 웬일인지 더 어여쁜 기분이 든다.)
 
이연: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연:어... (부두도 없는데. 웬 보트? 보트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네게 나직이 말한다.) 아현아. 혹시 이쪽에도 보트가 와?
 
백아현:(네 말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답한다.) 음? 아니, 배는 부두에서만 받고 있어. 갑자기 그건 왜?
 
이연:아니, 아까 이쪽으로 보트가 오는 걸 봐서. ... 잘못 본 건가. (제 볼을 긁적이며 다시 네게 시선을 돌렸다. 잘못 봤다고 하기에는 너무 선명히 보긴 했는데. 그냥 일이 있었던 거겠지.) 으음... 이만 갈까?
 
백아현:그거 이상하네. (그 말에 그 또한 주변을 둘러보았으나, 이미 사라진 보트를 발견할 수 있을 리는 만무하다. 고개 갸울이다가는 다시 너 보고서 말한다.) 아, 여기 말고, 보여주고 싶은 곳이 하나 더 있어. (작게 웃더니 먼저 물 밖으로 빠져나가 따라오라는 듯 손을 흔들거렸다.)
 
백아현:마을 사람들도 모르고…. 내가 발견한, 나만 아는 아주 아름다운 곳이야.
 
이연:그래? (두 눈 깜빡이며 동굴 내부를 살피려다가 곧 시선을 거둔다. 여기서는 아무것도 안 보이네... 조금은 아쉬운 모양이다.) ...들어갈까?
 
백아현:그래 (고개 끄덕이고는 네게 손 내밀던가.) 좁고 위험하니까 내 손 잡아.
 
이연:응. (작게 고개를 끄덕인 그가 네 손을 꼭 맞잡는다.)
 
.
 
백아현:예쁘지?
 
백아현:(당황스러움을 숨기고자 더듬더듬 말을 내뱉는다.) 가끔 여기 혼자 와서 시간을 보내곤 해. 알다시피, 여긴 어르신들만 너무 많고... 은근 어떤 방해도 없이 혼자 쉴만한 곳을 찾기가 힘들거든.
 
이연:(네 반응에 그가 작게 웃었다.) 응, 확실히 그렇겠네. (다시금 동굴 안으로 시선을 던진다. 큰 눈동자가 천천히 움직였다.) 예쁘다. 어렸을 때 읽었던 과학책에서 이런 해식 동굴 사진만 봤었는데, 실제로 보니 굉장히... 감회가 새롭네. 너만 알고 있던 곳이라고 했었는데 (작은 뜸을 들였다. 그가 다시 널 응망한다.) 소개해 줘서 고마워.
 
백아현:… 뭘. 넌 다음 배가 오면 떠날 테니까, 그동안 내가 아는 이 섬의 예쁜 것들을 최대한 많이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야. (어색하게 제 머리칼만 매만지다가) 헤어지기 전에 이 동굴의 더 근사한 광경도 보여주고 싶은데… 우연이 도와주어야 하는 일이라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르겠네.
 
이연:(혼자서 그런 생각을 했었구나. 그가 어쩐지 어색한 표정으로 제 머리칼을 손으로 빗었다. 어쩐지 부끄럽긴 하지만... 그래도 꼭 말해야겠지.) ...기억할게. 이 섬을 떠나도... 네가 소개해 준 소중한 곳이니까, 잊지 않을 거야. 너도, 여기도. (그가 해사하게 웃어 보였다. 더 근사한 광경? 고개를 작게 갸울인 그가 살풋 웃어 보였다.) 그래? 그러면 조금 더 기다려 볼까?
 
백아현:(그 말엔 부스스 웃음을 흘렸다.) 고마워. 나도 못 잊을 거야. 네가 오고 나서부터... 하루하루가 훨씬 재밌는 것 같아. (잠시 고민하다가는 짧게 고개 내저었고.) 아니, 오늘은 기다려도 못 볼 것 같아. 여긴 너무 춥기도 하고. 오래 있다가는 감기에 걸릴 수도 있으니까...
 
이연:그래? 어쩐지 아쉽네... (그가 동굴 안을 눈으로 훑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이만 가자. (그가 자연스레 네 손을 잡았다. 한 번 잡아봤다고 익숙해진 모양이다.)
 
백아현:그럼 이제 뒷산으로 갈까?
 
이연:좋아. (그가 조금 빠른 걸음으로 네 보폭을 맞춰서 걷는다.)
 
.
 
백아현:도끼질하면 나무조각 같은 게 튈 수도 있으니까, 거기 앉아있는 게 좋을 거야.
 
이연:엇... (그가 숨을 고르며 그루터기에 앉는다. 네 말에는 몇 번 고개를 주억인다.) 응, 알겠어.
 
백아현:음… 여긴 너무 어린 나무밖에 없어서, 좀 더 깊이 들어갈 건데 괜찮아?
 
이연:응, 물론이지. (그가 바지를 툭툭 털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차피 나는 아무것도 안 하는데 뭘.
 
이연:아현아. (그가 살짝 당황한 낯으로 널 부른다.) 비가 올 것 같은데... 괜찮은 거야?
 
백아현:아니… 빨리 내려가자. 여긴 지반이 약해서 비가 많이 오면 위험해.
 
백아현:안 되겠어. 여기 근처에 창고 하나가 있으니까, 일단 거기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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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현:이걸로 몸 좀 닦아. 계속 젖어있으면 감기 걸리니까.
 
이연:고마워. (담요를 받아 든 그가 머리칼부터 탈탈 털기 시작했다.) 확실히 산속인 데다가 비가 와서 그런가... 좀 추운 것 같네.
 
백아현:(방석을 모두 쌓은 뒤에는 만족스러운 듯 손을 탁탁 털었다. 네 손 잡더니 천천히 끌어 당겼나.) 이 위에 있으면 그래도… 아까보단 따뜻할 거야.
 
백아현:(멍하니 창문만 쳐다보다가는, 슬그머니 입을 떼어 묻는다.) 있지, 쌍둥이 무지개를 보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말… 알아?
 
이연:(쌍둥이 무지개를 보면 소원이 이루어진다... 처음 들어보는 사실이라 작게 고개를 갸울였다.) 아니, 전혀. 처음 들어보는 말인데... 갑자기 그건 왜?
 
백아현:그냥, 여기는 무지개가 자주 뜨잖아. 그래서 간간히 소낙비가 그치고 나면, 쌍둥이 무지개를 찾아보곤 했거든. 그런데 최근 알게 된 사실이... 너무 옅어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 무지개는 늘 쌍을 이루어 뜬다더라. (어색하게 제 목덜미 문질거리고는) 넌 빌고 싶은 소원이 있어?
 
이연:(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며 네 말을 경청한다. 꽤 흥미로운 사실이었다.) ...빌고 싶은 소원. (뜸) 글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그가 잠시 침묵을 입에 물었다. 네 어깨에 제 머리를 기댄다.) 아현이 너는 어떤 소원을 빌고 싶길래 그래?
 
백아현:가벼운 거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음… (잠시 생각하다가) 난 그냥, 언젠가 이 섬을 떠나보고 싶어서. 여기서의 생활은 너무 지루하니까… (몇 초, 조금 뒤늦게 덧붙인다.) 계속 지내오던 섬을 떠난다는 게 마음처럼 쉽지가 않더라고.
 
이연:음... 그럼 지금 생각해 볼까? (그가 작게 웃음을 흘렸다. 웃음소리가 허공에서 나풀거렸다.) 그렇구나. 그럼... (같이 도시로 가자고 말하는 건 너무 섣부른 말일까. 결국 아무런 말도 얹을 수 없었다. 네 어깨에 제 이마를 문지를 뿐이었다.) ...아니야, 말 안 할래. (다시 고개를 들었다. 손끝으로 제 뺨을 몇 번 두드린다.) 너는 어떻게 하고 싶어?
 
백아현:생각나면 말해줘. 이왕이면… 제일 먼저. 무슨 소원을 빌지 궁금하거든. (네가 말을 하다 말자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고개를 갸울였다. 이어진 물음에는 잠시 고민하다가) 글쎄… 그냥 이 지루함이 끝났으면 좋겠어. (뜸…) 실은, 어제도 무지개를 봤었어. 너랑 마주치고 나서.
 
이연:알겠어. 그럼 좀 평범하지 않은 소원을 생각해 봐야겠는걸. (농조. 뒤이어진 네 말에 그가 제 손끝을 매만졌다.) ...음, 어떤 기분인지 알 것 같아. 나도 본가에 있었을 때 하루하루가 너무 지루했었거든. (어제? 무언가 생각하는 듯 두 눈을 깜빡이던 그가 작은 탄성을 뱉었다.) 아아, 비가 그쳤을 때? 나도 봤었는데 (뜸) 혹시 그때 무슨 소원 빌었어?
 
백아현:그럴 것까지는 없고. (당황한 듯 손을 내저어 보이며 말했다. 네 공감에는 희미하게 웃음만 지어보였고, 그 물음엔 시간만 끌다가 결국 말을 돌렸다.) …이제 비 그친 것 같다. 내려가자.
 
여관주인:또 소낙비가 내려서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젖지는 않았구나?
 
백아현:혹시… 피곤해? 오늘 달도 별도 예쁘게 떠서… 피곤하지 않으면 잠깐 구경할래?
 
이연:(여기는 공기가 맑아서 별도 잘 보이겠구나. 눈동자를 굴린 그가 고개를 주억였다.) 난 좋아. 딱히 피곤하지도 않고...
 
.
 
백아현:…깼어? 미안. 아직 해가 뜨려면 멀었으니까 좀 더 자.
 
이연:...어디 다녀와? (그가 졸린 눈을 비비며 널 바라본다. 작게 하품을 하는 모양새가 아직 완전히 잠이 깬 건 아닌 모양이다.)
 
백아현:(그 모습에 작게 웃고는) 뒷산에 버려둔 장작을 줍고 왔어. 그대로 놔두면 빗물에 계속 닿아서 썩어버리거든.
아직 이른 시간이니까, 일단은 더 자고… 아, 오늘은 좀 일찍 들어올 수 있을 것 같아. 여관에서 점심 먹고, 어제 못 갔던 곳 구경시켜 줄게.
 
이연:(새벽에 아현이가 뭐라고 말했던 것 같은데... 어디로 간 걸까. 아직 장작을 줍고 있나? 기지개를 쭉 켜고는 현관 쪽으로 나와본다.)
 
백아현:일어났어? 그럼 밥 먹자.
 
이연:그, 그럴까?
 
이연:(그렇다면 상가를 구경하러 가는 거겠지... 그가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이며 네 손을 붙잡았다.)
 
.
 
이연: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백아현:미, 미안. 여기가 둑방길이라… 떨어질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이연:(네 얼굴을 올려다보면 답지 않게 상당히 붉어져 있어, 보는 저까지 열기가 전해지는 기분이었다. 이건... 구해줬음에 고마워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네 반응에 부끄러워해야 하는 걸까. 그가 잠시 침묵한다.) 응... 고마워. 덕분에 살았네. (사실 아현이 붙는 걸 피하려다가 빠질 뻔하긴 했지만, 그래도 구해준 건 사실이니.)
 
백아현:어디 먼저 가고 싶어?
 
이연:(흔히 시골하면 생각나는 오래된 건물들. 그러한 것에 오히려 흥미가 생겨 그 커다란 눈으로 이리저리 살핀다.) ...구멍가게 먼저 가봐도 될까?
 
백아현:물론이지, 어서 가보자. (먼저 발걸음을 뗀다. 묘하게 신나보이는 것은 기분탓일까…)
 
이연:(화들짝 놀라며 목덜미를 손으로 문질렀다. 뭐야...? 아현을 돌아본다.)
 
백아현:(장난기 어린 낯으로 손에 든 아이스크림을 살랑 흔들어 보이며 웃는다.) 덥지? 너도 먹고 싶은 걸로 골라봐.
 
이연:
기준치: 55/27/11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연:(이거... 우리 동네 슈퍼보다 훨씬 종류가 다양해 보이네. 눈으로 쭉 훑던 그가 메로나를 집어 든다.)
 
백아현:계산하고 올게. 잠깐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노인1:사람 참─ 마을에 1년 중 딱 한번 있는 중요한 날, 약속을 잡으면 어찌하나?
 
노인2:거 날짜를 잘못 알았대도?! 낸들 며칠 뒤인 줄 알았나?
 
노인1:잘 됐지 뭐. ■■■■께서 자네만 쏙 빼놓고 축복 내려주시면 우리야 입 하나 덜고 좋지? 끌끌.
 
노인2:이 몹쓸 노인네 말본새 좀 보소! 아, 취소하면 될 거 아녀, 취소하면!
 
백아현:많이 기다렸어? 자, 네 아이스크림. (옆에서 노인들이 무어라 떠들든 신경쓰지 않는 듯하다. 그저 네게 메로나 건네고는 제가 산 아이스크림이나 입에 물었다.)
 
이연:아니, 그렇게 오래 안 기다렸어. (메로나를 받아 든 그가 포장지를 까서 한 입 먹는다.) ...근데, 아현아. 마을에서 중요한 행사 같은 게 있어?
 
백아현:응? (아이스크림 입에 문 채로 침음하다가.) 중요한 건 아니고, 하나 있긴 해. 모레 잔치가 하나 열리거든. 그건 왜?
 
이연:아니, 아까 어떤 분께서 얘기하시는 걸 들어서. 근데 (뜸) 네가 중요한 건 아니라고 하니까... 그런 거겠지? (그가 말갛게 웃어 보였다. 아이스크림을 한 입 베어 물었다.) 이제 갈까?
 
백아현:(평상에 앉아있는 노인들 힐끗 쳐다보곤) 응, 넌 신경 안 써도 돼. 나중에 잔치음식이나 맛있게 먹으면 되지. 그럼 이제 어디갈래?
 
이연:으음, 그럼... (아이스크림을 먹는 속도가 느려진다. 고민이라도 하는 듯.) 철물점! 어때?
 
철물절 주인:백아현이! 어젠 왜 장작 안 가져다줬어? 할멈이랑 밤새 얼어 죽을 뻔했잖어!
 
백아현:죄송해요. 요즘 밤마다 내리는 소낙비 때문에 장작이 다 젖어서 못 갖다 드렸어요. 오늘도 뒷산 올라갈 거니까, 밤에 가져다 드릴게요.
 
철물절 주인:쯧. 여름에 시도 때도 없이 소낙비 오는 걸 누가 몰라? 비가 그치면 새벽같이 일어나서 장작을 패와야 할 것 아냐! 흥! 멍청한 놈 같으니라고.
 
백아현:(그저 네 쪽으로 몸 돌린 채 멋쩍은 듯 웃어보일 뿐이다.) 음… 아무래도 철물점을 구경하기는 좀 곤란해졌네. 미안
 
이연:(뭐야 저 사람...? 지나치게 무례한 어투에 기분이 확 상한다. 아현의 말에 대답 없이 자리를 빠져나온 그가 철물점과 꽤 멀어지고 난 뒤에야 입을 연다.) ...하아. 진짜 (뜸) 별로다. (예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던 걸로 보이는데 참견하기는 좀 그렇고... 한숨이나 푹 내쉰다.)
 
백아현:난 괜찮아. (네가 기분 상한 것 같아 조금 쩔쩔매듯 대답했다.) 섬에 어린 사람이 나밖에 없으니까. 몸이 편찮으신 분들은 장작 같은 걸 구비해놓기도 여의치 않으시고…
 
이연:(그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아까 전의 상황도 싫지만 네가 눈치를 보는 상황도 싫어 네 소매를 꾹 쥔다.) ...미안해, 네가 그렇게 설명할 일도 아닌데... (신발코로 바닥을 툭툭 쳤다.)
 
백아현:아냐. 이상하게 보일만도 하지. 나도 철물점 할아버지는 별로 안 좋아해. 그런데 섬 특성상, 안 보고 살 수도 없으니까. 어쩌겠어. (어깨 으쓱인다.) 이제 옷가게나 가볼까?
 
이연:(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작은 섬에서는 아예 안 보고 살 수가 없겠지...) 응, 좋아.
 
백아현:저 모자, 하나 사자.
 
백아현:오늘 햇볕이 강해서 얼굴이 많이 붉어졌어. 그리고… 섬에서 며칠 지내려면 모자가 있는 편이 나을 거야.
 
이연:(내 얼굴이? ...거울을 한번 본 그가 바로 수긍한다.) 그래야겠네... (뜸) 아현이는 뭐 안 사?
 
백아현:(잠시 고민하다가) 나는 딱히 필요한 게 없어서…
 
옷가게 주인:아이고마, 아현이가 어여쁜 친구를 데리고 왔네─
 
백아현:(그 말을 작은 웃음으로 넘기고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저 이 모자 한 번 써봐도 되나요?
 
옷가게 주인:뭘 물어, 당연히 되지! 손님도 없는데 아주 잘 왔어.
 
백아현:(허락을 맡은 뒤에는 네게 모자 씌워준다.) 어때? 내가 보기엔 예쁜데.
 
이연:(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이리저리 돌려보다가 예쁘단 말에 흠칫 굳는다. 붉어진 얼굴을 모자 챙으로 가렸다.) 왜, 왜 그런 말을 해...
 
백아현:음? (그 말에 고개 기울였다.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눈치다.) 사실만 말했는데… 혹시, 내가 뭐 잘못 말한 게 있어?
 
이연:아니, 그건 아닌데... (네게서 슬금슬금 멀어진다. 얼굴은 아직도 가린 채...) ...예, 예쁘다는 말 막 하지 마! 나 그런 말 잘 못 듣는다고... (말끝을 흐렸다.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다.)
 
백아현:(뭐지? 귀엽다…) 그렇게 막 하는 건 아닌데… 으응. 일단 알겠어.
 
백아현:오늘도 뒷산에 가야할 것 같은데… 같이 갈거지?
 
이연:(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여전히 귀 끝이 붉게 물든 채였다.) ...응, 가자.
 
이장:아현아! 나무 하러 가나?
 
이장:우리 아현이는 언제나 말을 참 잘 들어서 좋아. 착하지, 성실하지, 어디 하나 빼놓을 구석이 없는 우리 섬 최고의 일꾼이라니까? 안 그렇수?
 
이장:친구도 지 닮아서 어여쁜 애로 달고 다니고 참. 어느 운 좋은 놈이 데려갈지 모르겠네.
 
이장:내일은 내 밭도 좀 일궈주고. 자, 이건 선물.
 
이장:그럼 일들 보게. 껄껄!
 
백아현:있지, 그 음료수... 지금 말고 나중에 먹자. 잠시 내가 보관하고 있을게. (멋쩍은 얼굴로 손 내밀었다. 받은 음료수 달라는듯...)
 
이연:아... 딱히 마실 생각은 없긴 했는데. (주춤하더니 네게 음료수를 내민다. 아까 전 굳었던 네 얼굴이 걱정스러운지 흘긋 바라본다.)
 
.
 
백아현:또 갑자기 비가 올 수 있으니까 오늘은 너무 깊게 들어가지 말자.
 
이연: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1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연:(반사적으로 고개가 돌아간다. 귓가에 박힌 목소리에 소름이 돋는 것도 잠시, 괜히 섬 주민이 하는 말을 배반해서 좋을 것 없다는 생각에 결국 고개를 돌려버린다. 그럼에도 오싹함은 가시지 않아 괜히 아무렇지 않은 척 아현에게 말을 걸었고.) ...아현아, 아직 많이 남았어?
 
백아현:피해!
 
이연:
민첩
기준치: 45/22/9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HP -2
 
백아현:지, 진정하자. 이 산에 그렇게 위험한 독을 가진 뱀은 없으니까….
 
이연:아... (당황하긴 했지만 저보다 더욱 놀란 것 같은 네 모습에 오히려 진정이 되는 것 같은 기분이다. 네가 행동하는 것을 잠시 지켜보던 그가 애써 웃어 보이며 널 진정시킨다.) 난 괜찮아. 살짝 따끔하긴 했는데 크게 다치지도 않았고... 단순한 처치만 하고 가면 괜찮을 거야.
 
백아현:역시, 그렇지? 다행이야…. (그 말에 조금 안심이 된 모양이다. 잠시 머리를 정리하듯 네 무릎만 가만히 쳐다보다가, 제 옷을 찢어 당신 무릎 위를 세게 묶었나.) 일단, 여관. 여관으로 가자. 걸을 수 있겠어? 업힐래?
 
이연:(가만히 네가 처치하는 것을 지켜보던 그가 물음에 잠시 고민한다. 뱀에게 물렸을 때는 가급적 움직이지 않는 게 좋은 걸로 알고 있으니...) ...업, 업힐까? 그게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여관주인:연아, 무슨 일이니?!
 
백아현:뒷산에 갔다가… 뱀에 물렸어요….
 
여관주인:어서 이걸 먹이렴!
HP 전부 회복
 
이연: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여관주인:연이가… 음료수 …번 다 마셨니?
 
백아현:…번 마셨어요.
 
여관주인:…그래, 잘했다. …그날까지 육체 정화를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
 
이연:(이제는 익숙한 방이다. 창밖으로 어둑한 날씨를 한 번 살핀 그가 시간을 확인해 본다.)
 
이연:(얼마나 오랫동안 누워있던 거지... 시간을 계산해 보던 그가 결국 고개를 젓고 문밖으로 나선다.)
 
이연: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아현이와 이모가 있을 때는 나름 시끌벅적했던 것 같은데, 혼자 있으니 입맛도 그리 돌지 않고. 어제 여관 주인이 했던 말이 신경 쓰이니... 우선 여관을 조사해 볼까.)
 
이연:(104호 문을 바라보던 그가 시선을 거두고 여관 주인의 방으로 향한다. 돌아오시기 전에 빨리 끝내야 해.)
 
이연:(TV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려나. 혹시 모르니 일단 확인해 본다.)
 
이연:...아침 드라마를 즐겨 보시나. (TV 전원을 끄고 주변을 둘러보다가 눈에 걸리는 화장대에 다가선다. 여기에는 뭔가 있겠지.)
 
이연:(화장대 위를 살피면 자연스레 아래까지 시선이 닿는다. 잠시 망설이던 그가 곧 서랍을 열어본다. 필요한 것만 확인해 보자...)
 
이연:
자료조사
기준치: 75/37/15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연:(전달받았던 물건이 무엇인지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빠르게 원래 있던 자리에 장부를 넣은 그가 두 번째 서랍을 열어본다.)
 
이연: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이연:(어떠한 이유일까. 괴리감이 느껴지는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사진을 빤히 바라보던 그가 곧 시선을 거두고 서랍 문을 닫는다.) 필요한 것만 확인하자고 했으니까... (뜸) 이제 아현이 방으로 가면 되려나.
 
이연:(옷장 문을 열어본다. 들키면 뭐라고 해야 하지...)
 
이연:(...이것밖에 없는 건가. 아무리 시골이라지만 지원이 너무 부족한 것 같기도 하고... 한번 고개를 갸울인 그가 옷가지를 밀어내며 옷장 바닥을 살핀다.)
 
이연:하아... (작게 한숨을 내쉰다. 여기서 아무런 정보도 얻지 못하고 갈 수는 없단 생각에 주머니라도 뒤적거려본다.)
 
이연: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연:(옷장에서 살필 수 있는 것은 다 살핀 것 같다. 손으로 사진을 한번 문지른 그가 서랍으로 향한다.)
 
이연:음... (서류 아래에 무언가 깔려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차곡차곡... 서류를 빼내어 본다.)
 
이연:
손놀림
기준치: 10/5/2
굴림: 60
판정결과: 실패
 
이연:...휴대폰이 왜 있지? (분명 섬 밖으로는 나가본 적이 없다고 했는데... 이리저리 살펴보던 그가 작게 고개를 갸울였다. 나중에 물어봐야 하나... 근데 뭐라고 하면서? 다시 서류를 가지런히 정리한 그가 아현의 방 밖으로 나왔다.)
 
이연:(아현이가 마을 회관에 있다고 했었지. 잔치를 준비할 테니 휴대폰에 대해서는 못 물어보겠지만... 얼굴이라도 볼 겸 가 볼까. 우산을 챙겨 현관 밖으로 나선다.)
 
이연:(비가 이렇게 오는데 우산도 없이... 네게 다가간 그가 널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린다.) 아현아, 우산 안 써도 돼?
 
여관주인:This message has been hidden.
 
백아현:(깜짝 놀란 눈으로 당신 돌아보았나.) 너야말로 이렇게 비가 오는데 돌아다녀도 괜찮은거야? 열은 안 나고? 나야 뭐... 어차피 계속 짐 옮기고, 움직여야 하니까... (걱정스런 눈길로 널 훑는다.)
 
이연:그럼. 네 덕분에 열도 안 나고 멀쩡해. (걱정하지 말라는 듯 해사하게 웃어 보였다. 그날이나 육체 정화는... 말하지 않는 게 좋으려나. 잠시 침묵을 입에 물었다.) 아현이 너도 비 오는데 무리하지 말고 쉬엄쉬엄하면 좋겠어. 그럴 수 없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백아현:다행이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괜찮아, 나름 쉬엄쉬엄하고 있으니까. 나만 일하는 것도 아니고… 아, 참. 오늘은 같이 못 다닐 것 같아. 미안해. 잔치 준비 끝나려면 새벽쯤은 되어야 할 것 같아서…. (눈썹 늘어뜨린 채 퍽 아쉽다는 듯이 말했다.)
 
이연:그렇게나 오래? (그가 눈을 굴렸다. 무언가 생각하는 듯 제 턱을 문지르던 그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새벽까지는 계속 마을이 빈다는 소리인가.) 응, 괜찮아. 해야 할 것도 있으니까. (눈을 깜빡이던 그가 주변을 살핀다. 네가 비를 계속 맞고 있는 게 신경 쓰이는지, 우산이라도 찾는 모양새였다.)
 
이연:음... (널 흘긋 살핀 그가 네게 제가 든 우산을 내밀었다.) 이거 써. 어차피 난 밖에서 오래 있지도 않을 거고. (뜸) 나 이제 갈게.
 
백아현:어차피 난 금방 또 젖을 거야. 네가 가지고 있어. 몸도 안 좋으면서… (우산 도로 쥐어주곤 잠시 뜸 들이더니) 있지, …오늘은 누가 음료수 건네면 마시는 척만 해. 알겠지? 난 또 짐 옮기러 가봐야해서…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이장:아현이 친구가 왔구먼! 껄껄! 내일 아침에 성대한 잔치가 열리니까 꼭 보러 오라고? 자, 기분이다! 마시게, 마셔.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이연:(마시는 척만 하라고 했었지. 애초에 뭔가 꺼림칙하기도 했었고... 그가 맑은 웃음을 건네며 마시는 척, 고개를 젖힌다.) 감사해요 이장님. 내일 뵐게요.
 
이장:그래그래. 아주 예의가 바르구먼. 역시 아현이 친구 아니랄까봐…
 
백아현:이장님! 죄송한데 여기 좀 도와주시겠습니까?
 
이장:잘 놀고, 내일 잔치도 꼭 보러 오게나!
 
이연:되게 수상쩍게 구시네... (...이장 집으로 향한다. 혹시 모르니 음료도 챙긴 채.)
 
이연:(고양이의 엉덩이를 몇 번 만진 그가 이장의 집으로 들어간다. 긴장되는지 마른침을 꿀꺽 삼킨다.)
 
이연:뭐야 저게...? (당황스러움이 물든 낯으로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음료수를 본다. 아현이가 괜히 마시지 말라는 게 아니었구나. 제가 들고 있는 음료수를 한번 바라보고는 집안을 둘러본다. 낡은 수첩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연:(1920년...? 필체로 인해 잘못 보이는 것이 아닌가 싶어 다시금 확인해도 변하는 것은 없다. 그의 낯에 긴장감이 덧칠해진다. 수첩을 펼쳐본다.)
 
이연:
자료조사
기준치: 75/37/15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이연: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san-2
 
이연:수명 연장... (희생 의식 전에 세 번 이상 먹일 것. 아마도 마을 사람이 준 음료로 보인다. 다만 불안한 것은 현재 저가 음료로 몇 번 마셨는지 모르는 것인데... ...다만 확실한 것은 마을 사람들은 날 제물로 바칠 것이다. 아마도. 예민한 낯으로 머리를 넘긴 그가 자개장을 열어본다.)
 
이연:(확인해 본다. 이번에는 무슨 내용이 있을까... 조금은 착잡한 표정이다.)
 
이연:
SAN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san -2
 
이연:(저가 본 일련의 정보들로 섬뜩한 감정이 스친다. 다만 그것도 잠시, 의구심이 더욱 짙게 피어난다.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여기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한 것 같고... 해안가로 향해볼까.)
 
이연: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이연:(기름통...? 눈을 가늘게 뜬 채 자세히 살펴본다. 무언가 특이점이 없나.)
 
이연:(그럼 여관 주인은 단순히 캠프파이어를 하려고 기름통을 건네받은 것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니다. 고개를 저은 그가 해안가를 따라 쭈욱 걸어본다. 무언가 떨어진 건 없나...)
 
이연:(더 이상 볼 수 있는 건 없네. 부두 쪽으로 가본다.)
 
이연:(이번에도 주변을 둘러본다. 무언가 특이점은 없나...)
 
이연: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연:(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한 것 같고... 이제 다시 여관으로 돌아가 볼까. 가느스름한 눈으로 바닷가를 훑은 그가 여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
 
백아현:빨리 따라와. 시간이 없어.
 
백아현:이거 가지고 동굴로 가. 비가 많이 잦아들어서 들어갈 수 있어. 그곳에 가면… 뗏목이 있을 거야. 이건 뗏목에 달아야 하는 돛이고. 그거 타고 도망쳐, 어서!
 
이연:...도망치라니, 아현아. 갑자기... (네게 떠밀리듯 천 더미를 옮겨 받았지만, 이렇게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발걸음은 도무지 움직이질 않는다.) ...너도 같이 가는 거지? (그리 말하는 그의 눈에는 복잡한 감정이 섞여 있었다. 부탁과도 다름없는 말이었다.)
 
백아현:(그 물음에 시선이 땅을 향했다. 조금 머뭇거리다가 답했나.) 뗏목 만들 시간이 부족해서 크기가 꽤 작아. 나까지 타면 분명 가라앉을 거야. (몇 초, 입술 짓씹고는 마음이 급한듯 덧붙인다.) 미안… 갑작스러운 거 알아. 추궁하고 싶은 게 있다면 추궁해도 좋지만, 너무 오랜 시간을 들이진 못할 거야.
 
이연:아현아... (듣고 싶지 않았던 대답이다. 네 입으로 듣는 부정과도 다름없는 말에 그의 눈시울이 붉어진다.) ...내가 가고 난 다음에라도 넌 못 오는 거야? 내가 도망치면, 넌 어떻게 되는 건데? (어절이 뚝뚝 끊긴다. 울음을 참으려는 듯 그의 얼굴이 한껏 일그러졌다.)
 
백아현:…전에 내가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 쌍둥이 무지개를 찾는단 이야길 들려줬잖아, 기억해? 무지개는 언제나 두 개가 뜬다고…. (뜬금없는 말이었으나, 그 말을 내뱉는 얼굴은 퍽 기뻐보였다. 네 일그러진 얼굴을 보고서도 그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실은, 그때 이 섬을 벗어나게 해달라고 빌었어. 있지, 나는 알아. 오늘이 그 소원을 이룰 적기라는 걸. 널 지켜주는 일로 나는 이 지긋지긋한 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괜찮아, 너만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다면….
 
이연:(끝내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소매로 닦아낸다. 분명, 너는 내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제 가슴은 그저 먹먹할 뿐이었다. 떨리는 심장의 박동은 설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너를 두고 떠나야 한다는 절망이었다. 돛을 바닥으로 떨군 그가 너를 안았다.) ...아현아, 왜... 마지막인 것처럼 말하는 거야. 왜 이렇게 다시는 못 볼 사람처럼 말하는 거야... (그가 아랫입술을 강하게 깨물었다. 이건 너무 비겁하잖아. 내 의견은, 왜 너는...) ...있지, 만약 계속 섬에 머문다면 어떻게 돼?
 
백아현:(널 마주 안고는 천천히 등을 토닥였다. 통보나 다름없는 이 말이 얼마나 이기적인 것인지는 그 자신이 가장 잘 알았다. 그리하여 너무 많은 말을 덧붙이지는 않았다.) … 해가 뜨면 의식이 진행될 거야. 섬에 계속 머문다는 건 불가능해… 너도 알잖아. (네 심장박동 소리에 귀 기울인다. 그것은 꼭 땅을 두드리는 소낙비 소리 같았다. 그가 희미하게 속삭였다.) 괜찮아, 전부 괜찮을 거야. 일단 네가 이곳을 떠나면, 나도 기회를 보아 도망칠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먼저 도망가줬으면 좋겠어. 네가 이 섬에 희생되는 건 절대 보고 싶지 않아…. 응?
 
여관주인:얘들아, 여기 있니? 잠시 나와보렴.
 
백아현:이제 시간이 정말 다 되었나봐. 분명 널 의식 장소로 데려가기 위해 온 걸 거야, 어서 가….
 
이연:...아현아. (그가 한참의 침묵 끝에 입을 열었다. 혼자서 생각이라도 마친 듯 단호한 어투였다.) 있지, 난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떠난 뒤 네가 완전히 안전하다는 걸 믿을 수가 없어. (벽의 구멍 바로 앞에서 널 마주 본다. 네 표정에 그가 눈썹을 늘어뜨리며 잔잔하게 웃었다.) 미안해... 미안... (다시금 널 끌어안았다. 괜찮을 거라는 듯 네 등을 토닥였다. 맞닥뜨린 현실이 두렵긴 한 것인지, 그의 손이 작게 떨렸다.)
 
여관주인:아이참… 시간 없는데, 이제 와서 말을 안 들으면 어떡하니?
 
여관주인:이런 것까지 만들어놓았을 줄은 몰랐네. 뭐 하여튼, 마침 잘 되었어. 자, 어서 이곳으로 나가서 해안가로 가보렴. 거기에 보트 하나가 기다리고 있을 거야. 둘 다 그걸 타고 도망가려무나.
 
이연:...네? 저를 (뜸) 제물로 바치지 않으시려고요?
 
여관주인:난 그런 거에 관심없어. 어서 이 섬에서 떠나기나 하렴. 둘 모두 원하던 결말 아니니?
 
이연:(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질 않는다. 이제 와서 이런 선택을 하는 이유라도 있는 것인가.) 저희를 왜... 도와주시는 거예요?
 
여관주인:미안하지만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내 계획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쫓아내는 거야. 나는 오늘만을 기다려왔단다. 더는 이 섬에 진절머리가 나서 있을 수가 없어. 도망치게 해주겠다는데 왜 이렇게 궁금한 게 많니?
 
이연:...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여쭤볼게요. 계획이라뇨?
 
여관주인:이 섬을 통채로 불 태울 거야. 아무것도 남지 않게. 그러니까 빨리 떠나는 것이 좋겠지? 함께 재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이연:(...전에 여인의 방에서 봤던 그 사진과 연관이 있는 것인가. 자세한 사정은 아무것도 알 수 없지만, 대충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두어 번 주억거린 그가 아현을 바라본다.) ...아현아, 가자.
 
.
 
:END 2. <너라는 이름의 소낙비>
너라는 소낙비가 곁에 있다면,
우리의 마음은 언제고 무지개로 물들 것입니다.
KPC 백아현 생환, PC 이연 생환
이성 회복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