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요짜요 먹고싶다
카테고리
작성일
2023. 7. 17. 13:57
작성자
관계짜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KP 또는 시나리오를 플레이한 PL만 열람 바랍니다.

 

 

 

 

 

[CoC 시나리오]

 

여름을 말려 심장에 꽂는 법

약칭 ‘여름법’ 플레이 로그 백업

 

눈을 뜨자 보이던 맑게 갠 하늘.

그곳은 클라라가 사라진 여름이었습니다.

아니, 당신만이 클라라 E. 그레이스를 오롯이 기억하는 세계.

 

 

 

KPC 클라라 E. 그레이스 / 짜요짜요

PC 발레리아 릴리움 / 메데

 

 

 

 

2023. 07. 17. ~ 2023. 07. 18.

플레이 타임 8시간

 

 

 

 

 

 

 

 

 

 

 
 
여름법
 
23. 07. 17.
 
 
발레리아 릴리움:
듣기
기준치: 63/31/12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쏴아아―
 
:8월 하순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의 강수량이...
 
:새벽부터 시작된 비는 전국을 강타했습니다.
 
 
:시간당 100mm로 올랜도 전역을 시작해 전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졌으며,
 
―똑,
 
:기습폭우로 인한 피해 역시 속출하는 중입니다.
 
똑똑.
 
팟―
 
발레리아 릴리움:(보통 공포 영화 도입부가 이렇던데...)
(잠시 고민하다가 문 앞에 선다. 섣불리 행동하지는 않기로 했다. 그저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물을 뿐이다.) ...누구세요?
 
클라라 E. 그레이스:...발레리아?
 
발레리아 릴리움:(익숙한 목소리에 망설임 없이 문고리를 밀어 열어본다.)
갑자기 무슨 일이야?
 
뚝, 뚝.
 
클라라 E. 그레이스:...발레리아.
 
발레리아 릴리움:
심리학
기준치: 10/5/2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클라라 E. 그레이스:괜찮은 거야?
 
무엇이?
 
발레리아 릴리움:... 일단 빨리 들어와. 수건 가져다 줄게.
 
클라라 E. 그레이스:아. ...응. (안으로 들어오긴 했으나... 현관 앞에서 벗어나질 않는다. 제게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신경 쓰이는 탓이던가.)
 
발레리아 릴리움:(잠시 돌아서 수건을 가져오는가 싶더니, 그대로 네 머리에 덮어주고는 슬며시 팔 잡아당긴다.) 바닥은 닦으면 돼. 어서.
 
클라라 E. 그레이스:...응. (제 머리 위로 떨어진 수건을 꾹 쥐는가 싶더니 네가 끌어당기는 방향대로 걷는다. 혹시라도 가구에 닿을까 싶어 신경이 끊이질 않는지 제 발치에 시선을 고정한 채였다.)
 
발레리아 릴리움:(우뚝 선 너를 소파로 밀어 앉히던가. 화장실 가 수건을 한 장 더 챙긴다.)
 
발레리아 릴리움: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발레리아 릴리움:(별 생각 없이 수건이나 챙겨 화장실을 나선다. 네게 수건을 건네고는 말없이 부엌으로 가 물을 끓이고, 티백을 꺼내었다.)
 
:행운 판정이 가능합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기준치: 45/22/9
굴림: 2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발레리아 릴리움:(다행히 맹물만 내놓는 처참한 광경은 면했네...)
(코코아를 타는 것은 금방이었다. 네게 코코아를 건네주고는 소파 옆에 앉아, 뉴스 내용에 귀기울여본다.)
 
클라라 E. 그레이스:아, 고마워. (코코아네... 따뜻하다.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코코아를 홀짝이던 그가 너를 따라 뉴스를 쳐다본다.)
 
:기습폭우에 의한 피해가...
 
발레리아 릴리움:... 비가 좀 그쳐야할텐데. 햇빛이 그리워질 지경이야. (적막 사이로 혼잣말 같은 몇 마디를 내뱉는다. 그닥 답을 바라는 것 같지는 않았다.)
 
:유명 스포츠 선수 A씨의 은퇴 사실에 관한 루머들이...
 
발레리아 릴리움:
지능
기준치: 85/42/17
굴림: 7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발레리아 릴리움:(저런 루머가 있었던가... 뉴스 내용에 빠르게 흥미를 잃은 그는 고개를 살짝 돌려 너를 바라보았다. 조금 미뤄두었던 화제를 꺼낼 시간이 된 것 같다.) ... 근데, 이 날씨에 어쩌다가 우산도 없이 돌아다니게 된 거야?
 
클라라 E. 그레이스:(응? 코코아를 마시던 그가 네 물음에 잠시 침묵을 입에 물었다. 갸울이는 고개는 의아함만이 서려 있을 뿐이다.) ...이맘때쯤 되면 딱히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할 것 없지 않아? (두 눈을 끔뻑이는 게, 정말로 당연하단 반응이다.)
 
발레리아 릴리움:... 그런가. (쉬히 납득하기는 어려운 이야기였으나 무어라 더 캐묻기도 애매한 일이었다. 무엇보다 그런 일을 해서 분위기를 더 어색하게 만들고 싶지도 않았다.) 하여튼 쉬고 싶은 만큼 더 있다 가도 돼. 마침 할 것도 없는 참이었고...
 
클라라 E. 그레이스:(평소답지 않은 네 반응에 작은 의문이 스쳤으나 깊게 생각할 것은 아니었다. 어느새 다 마신 코코아 잔을 내려놓고 제 머리에 물기를 마저 털었다.) ...그럼 조금만 더 실례할게. (세찬 비를 맞은 탓인지 창백한 낯이었다.)
 
발레리아 릴리움: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발레리아 릴리움:(푸른빛?)
(잘못 보았나 싶어 다시끔 쳐다본다.)
 
발레리아 릴리움:(잘못봤나...)
 
클라라 E. 그레이스:발레리아.
 
클라라 E. 그레이스:이번에는 잘 될 거야.
...기억할 수 있지?
 
발레리아 릴리움:
듣기
기준치: 63/31/12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발레리아 릴리움:
SAN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이게 무슨...
 
:이성 1 차감됩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이번에는 학교에서 만나자. (너의 손을 강하게 마주 잡는다. 짧게 눈을 맞춘 그가 제 눈동자를 눈꺼풀 아래 숨겼다.) ...기다리고 있을게.
 
그리고...
 
하나,
 
둘,
 
셋.
 
...
 
깜빡.
 
 
:이번 주 내내 맑은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열대야 역시 지속적으로...
 
발레리아 릴리움:
SAN Roll
기준치: 79/39/15
굴림: 7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 차감됩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꿈인가? 잘 이해가 가지 않아 소파 옆자리를 더듬거려 본다. 분명 네가 앉아있었던 자리니 젖어있어야 할텐데...)
 
발레리아 릴리움:그 모든게 정말 꿈이었다고...? (황당스런 낯으로 중얼거리고는 화장실에 수건 갯수를 세어본다. 진짜로?)
 
발레리아 릴리움:(휴대폰을 켜 오늘 날짜를 확인해본다.)
 
발레리아 릴리움:(이쯤되면 정말 모두 꿈이었나 싶다. 핸드폰을 킨 김에 클라라에게 '지금 뭐하고 있어?' 정도의 간단한 문자를 남겼다.)
 
발레리아 릴리움:(... 하릴없이 다시 소파에 앉는다. 티비를 틀어 다시 뉴스나 확인해보았다.)
 
발레리아 릴리움:(창 밖을 바라본다. 분명 하늘을 죽죽 가르는 빗줄기가 선명했었지.)
 
발레리아 릴리움:(확인할 건 다 한 것 같은데...)
 
 
하지만...
 
리사:야, 그거 들었어? 오늘 정상수업이래.
 
리사:그보다 오늘 날씨 진짜 좋네. 보통 이맘때 즈음이면 비도 오고 그랬던 것 같은데.
 
발레리아 릴리움:... 그랬지. 비가 엄청 쏟아졌었는데 말이야. (...) 그런데... 오늘은 클라라가 안 보이네. 혹시 무슨 일 있나?
 
리사:클라라? ...걔가 누군데?
 
발레리아 릴리움:... 농담이라면 별로 재미없는데. 옆 반 클라라 있잖아. 매일 이쯤에서 보던.
 
리사:그런 애가 있었다고? 나는 처음 듣는 이름인걸.
 
발레리아 릴리움:방학 동안 기억이라도 잃어버린 거야?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너도 매일 봤었잖아.
 
리사:이건 또 무슨 소리래? 몇 년간 우리 둘이서만 등교했는데.
자다 깼어? 정신 차려, 개학식부터 이러면 안 되지.
...아, 맞다. 동아리 스크립트!
 
그리고...
 
발레리아 릴리움:
지능
기준치: 85/42/17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발레리아 릴리움:... 장난이 심해. (중얼거리고는 학교로 향한다. 옆 반에 가서 물어보면 될 일이지. 설마하니 사람이 하루 아침에 사라져버렸다는 괴담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테니.)
 
발레리아 릴리움:(... 누구지? 휴대폰을 확인해 본다.)
 
발레리아 릴리움:(일단 받아본다.) 여보세요?
 
발레리아 릴리움:... 누구세요? 용건 없으면 끊겠습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발레리아?
 
발레리아 릴리움:... 클라라. (안도하듯 대답했다. 이어진 건 서둘러 덧붙이는 질문들이다.) 무슨 일 있어? 오늘 등교길에도 안 보이고... 학교는 오지?
 
클라라 E. 그레이스:...아. (입밖으로 탄식이 새어 나온다. 짧게 내뱉은 말이지만, 그것에 떨리는 기색이 묻어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침묵.) 먼저... 학교에 도착했어. 알아볼 게 있어서, 도서실에 들리려고. (기억을 짚어나가는 듯 목소리가 드문드문 끊긴다.)
그런데 발레리아,
혹시, 내 이름... ...기억나?
 
발레리아 릴리움:
정신
기준치: 80/40/16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발레리아 릴리움:... 클라라 그레이스. 아까도 말했잖아. 당연한 걸 왜 물어? (미묘한 불안감을 떨쳐내고는 웃음기 담긴 목소리로 말을 잇는다.) 하여튼... 학교에 있다는 거지? 마침 말할 게 있었거든. 나도 곧 도착하니까, 도서실에서 보자. 바로 갈게.
 
클라라 E. 그레이스:으응. ...기다리고 있을게. (무슨 행동이라도 하는 건지 사락거리는 작은 음이 휴대폰 너머로 부유한다.) 근데 발레리아, 기억...은 좀 어때?
 
발레리아 릴리움:... 그 질문 되게 이상한 거 알지? 기억 안 날게 뭐가 있어. 어제 좀 이상한 꿈을 꾸기는 했는데... 그건 이따가 얘기해줄게.
 
클라라 E. 그레이스:근데 나, ...얼굴이 사라지는 중이야.
 
끼익―!
 
발레리아 릴리움:(분명 초록불이었는데? 황당한 눈초리로 소리가 난 곳을 쳐다본다.)
 
발레리아 릴리움: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발레리아 릴리움:(눈 한 번 비비고 다시 쳐다본다...)
 
발레리아 릴리움:(얼떨떨한 기분으로 마저 발걸음을 옮긴다. 조금 서둘러서. 아까의 말이 대체 무슨 뜻인지 알아야겠으니.)
 
발레리아 릴리움:(자리표부터 살펴본다. 분명 여기 클라라의 자리가 있어야 하는데?)
 
발레리아 릴리움:(당혹스러움에 지나가던 친구를 붙잡고는 냅다 말을 걸었다.) 좋은 아침. 저기, 혹시 여기 있던 클라라 자리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아니?
 
앤드리아:응, 좋은 아침. 근데... 클라라? 그런 애가 우리 반에 있었나...?
 
리사:뭐야, 아직도 그 친구 얘기야? 걔가 누군데 그래?
 
발레리아 릴리움:
SAN Roll
기준치: 77/38/15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차감 없습니다.
 
발레리아 릴리움:(무언가 단단히 잘못된 것이 틀림없다.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니 작위적인 푸른 하늘이 눈에 띄었다.)
 
발레리아 릴리움: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발레리아 릴리움:(불현듯 기시감이 들었다. 매미의 울음소리에 귀 기울여본다.)
 
발레리아 릴리움:
듣기
기준치: 63/31/12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발레리아 릴리움:(다시 한 번 집중하여 들어본다... 뭔가 이상한 점이 있지 않나?)
 
발레리아 릴리움:
듣기
기준치: 63/31/12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띠리링―
 
발레리아 릴리움:(엉터리처럼 돌아가는 하루라도 정해진 일과는 지켜야한다. 찝찝한 기분으로 교실로 돌아가 자리에 앉았다.)
 
선생님:앞서 설명했듯이 1, 2연이 대응하므로...
...에서, 그러므로 이것에 해당하는 단어는.
 
Where.
 
선생님:발레리아가 오늘 영 집중을 못 하는 것 같네.
아까 말한 빈칸의 답, 한번 불러보렴.
 
발레리아 릴리움: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58
판정결과: 실패
 
선생님:발레리아?
 
발레리아 릴리움: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머리가 너무 아파서... 잠시 보건실에 좀 다녀올게요. (쏜살같이 내뱉고는 대답도 듣지 않은채 뒷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어디로 갔지?)
 
발레리아 릴리움:(잘못 본 것이 아니라면... 발걸음을 재촉하여 옥상으로 들어선다.)
 
끼익―
 
발레리아 릴리움:(무어라 말을 꺼내야할지 한참 고민하다가 한마디를 내뱉는다.) ... 클라라. (고작 너의 이름이 다였다.)
 
클라라 E. 그레이스:...발레리아?
 
발레리아 릴리움:너... 얼굴이?
 
하지만...
 
발레리아 릴리움:
SAN Roll
기준치: 77/38/15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차감됩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발레리아, 이상해. 아무도 날 기억하지 못해.
너는 날 알고 있지? 지금 내 얼굴, 보여?
 
클라라 E. 그레이스:...보이지 않는구나.
 
쿵, 쿵.
 
클라라 E. 그레이스:차원의 관문도 사용할 수 없어. 마치 이 세계에 갇힌 것만 같아.
 
발레리아 릴리움:... 이 상황이 하나도 이해가지 않아. 너에 대한 기억이 흐려져가고 있어. (떨리는 목소리로 숨을 삼켰다. 저를 끌어안은 네 등허리를 더듬더듬 마주 감싸안던가.) 차원이라는 건 또 무슨 말이야? 설명해줘. ...클라라.
 
클라라 E. 그레이스:...아. (네 반응에 그가 당혹스러운 침음을 뱉었다. 이상한 꿈이라고 말하길래, 설마 했는데.) 아직도 기억이 돌아오지 않은 거야?
(무엇부터 설명해야 할까. 복잡한 머릿속에 등 뒤로 모여든 손이 네 옷자락을 세게 움켜쥐었다. 꼭 무서운 것을 본 아이처럼...) ...우린 원래 세계에서 신도들에게 쫓기는 중이었어. 도망치던 중 차원의 관문을 사용했지만, 그대로 우주 미아가 되었고. (손에 힘을 줄수록 떨림이 더해진다. 말을 내뱉으면서도 지금 이 상황이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되질 않았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계속 차원을 넘었잖아.
다른 세계로 떨어지는 과정에서, 가끔 기억을 잃기도 했는데...
 
:핸드아웃, 기억의 파편을 공개합니다.
 
기억의 파편
 
발레리아 릴리움:
SAN Roll
기준치: 76/38/15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차감됩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이 세계는 확실하게 다른 곳들과 달라. 다들 날 기억하지 못하고 있어. 이유는 모르지만, 난 사라지는 중이고.
...발레리아, (목소리가 잘게 떨린다. 차라리 꿈이었다면, 지독한 악몽이었다면.) 너 역시 날 잊을지도 몰라.
 
클라라 E. 그레이스:...적어두면 더 기억하기 쉬울 거야. 잊지도 않을 거고.
 
발레리아 릴리움:(수첩을 건네받아 한참을 들여다본다. 너를 완전히 잃어버리고 잊어버리게 된다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났다. 머리가 새하얘지는 기분이었다. 무얼 적어야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클라라 그레이스. 일곱자만을 새겨넣고는 다시 너를 바라볼 뿐이었다.) ... 다른 세계로, 다시 이동할 수는 없는 거야? 네가 잊혀지지 않은 세계로... (흐려져가는 너를 다시 그려본다. 내가 사랑했던, 내가 사랑했어야했을 그 여름을.)
 
클라라 E. 그레이스:다시 이동하는 것은 가능하기야 하겠지만 (뜸) 아쉽게도 후자는 불가능해. 어떻게 하든, 결국 나는 사라지게 될 운명이니. (참으로 우습게도. 클라라는 제 입으로 그것을 말하고 나서야 현실을 받아들였다. 본인만큼, 어쩌면 본인보다 더욱 겁먹은 너였기에. 결론적으로 그의 소멸은 불가항력이니...) (네 눈빛을 본 그가 어색한 웃음을 흘리고는 펜을 쥔 네 손을 잡았다. 순응하는 것이 답이라는 의미를 담아.) ...막상 말하려니 어떤 것부터 말할지 고민이네. 이런 걸 해본 적이 없어서...
(기껏해야 처음 등교할 때마다 하던 자기소개가 전부 아니던가. 영 탐탁지 않았으나 말미암을 만한 기억이 그것밖에 없으니 눈을 굴렸다. 물론, 네게 보이지는 않겠지만.) 어... ...일단 내 이름은 클라라, 클라라 그레이스. 미들네임은 이브야. 그리고 나이는 19세... 여자. 보다시피. (...안 보이나? 제 손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곧 시선을 거두었다. 이제는 딱히 중요한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열여덟일 때 플로스 하이스쿨로 전학 왔어. 아버지 사업 때문에. 발레리아, 너랑은 전학 와서 처음 만났었고. 첫인상은 (잠시 침묵을 제 입에 올렸다. 큰 의미는 없는 행동이었다. 단순히 기억을 되짚는 것이었으니.) 의외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어. 나빴다는 게 아니라, 그냥... (뜸) 친구가 많았으니까. 과묵할 것 같은데 두루두루 친하길래, 우리가 친해질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목소리가 점점 작아진다. 얼굴이 보이지 않음에도 네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을 터였다.)
 
발레리아 릴리움:이런 걸 원한 게 아니었어. 이런 결말이 기다릴 줄 알았더라면 원래 세계 따위 찾으려 하지도 않았을 거야. 내게 필요한 건 오직 너 뿐이었데... (이제 와서 내뱉는 후회는 부질없이 공기 중으로 흩어진다. 힘이 쭉 빠지는 기분이었다. 제 손을 잡은 흐린 손을 보자 속이 울렁거린다.) ... (그는 조용히 네 말에 귀 기울였다. 그 말 한마디 한마디를 머리에 새겨넣는다는 생각으로 들었다. 그리고 그대로 받아적었다. 평소에는 단정하던 글씨체가 속절없이 흔들렸지만 멈추지 않았다.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나는 것이 있었고, 점점 흐려져가는 기억이 있었다. 네가 눈치를 보는 것이 느껴지자 그제서야 웃음인지 울음인지 모를 소리를 내뱉었다.) 하지만 우리는 친해졌지. 친해지기만 했을 뿐이었을까? 언제부턴가 내 세상은 너로 얼룩져있었어. 너를 말미암아 많은 변화가 있었고, 이제 네가 없던 날들은 잘 기억도 나지 않아. (... 떨리는 숨을 웃음처럼 흘려보냈다. 자그맣게 덧붙였다.) ... 너없이 나는 어떻게 살아야하지?
 
클라라 E. 그레이스:(이러면 안 되는데. 아직 알려줘야 할 게 많이 남았는데. 금방이라도 눈물이 흐를 것 같았다. 네 얼굴을 마주 볼 수가 없었다. 어떠한 핑계를 대서라도, 너를 무너지지 않게 하고 싶었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을 거야. 아주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도 아닌걸. 우리가 함께 한 시간에 비해 (뜸) 남은 생은 기니까... (그게 맞을까. 전할 말은 그것이 다일까. 의문이 고개를 드리웠지만 애써 외면했다. 눈앞에 놓인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았으므로.) 좋아하는 것은... (큰일이네, 딱히 생각 나는 게 없는데. 희미해진 손이 거스러미를 뜯었다. 평소에는 신경도 안 쓰이더니, 이럴 때에 마주하니까 더욱 거슬렸다.) ...조용한 공간, 대화 (뜸) 정도려나. (다시금 침묵. 이번에는 꽤 오랜 시간 이어졌다. 주변에 내려앉은 공기가 어색해질 정도로 말이다.) 너랑 같이 등교했던 날들도, 그렇게 나쁘진 않았던 것 같아. (나쁘지 않았다. 그것으로 끝낼 감정이었던가.) ...좋았어. (확신이 들어 말을 정정한다. 그의 고개가 다시 너를 향했다. 흐려진 얼굴 탓에 어떠한 표정을 지었는지 확인할 수가 없었다.)
 
발레리아 릴리움:... 괜찮지 않을 것 같아. 나는 끝까지 널 기억할 거야. 완전하지 않은 형태라도, 어떻게든. 그리고 계속 공허함의 이유를 찾아 해매겠지. (잠시 입을 벙긋대기만 했다. 이내 덧붙인 말은 흐리게 흩어진다.) ... 어떤 여름도 이번 여름보다 길 수는 없을 거야. (거스러미 뜯던 네 두 손을 잡아 감싼다. 마지막 순간이잖아. 마지막 순간이니까...) ... 네가 지금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가 너무 궁금해. (조금씩 흐려져가는 네 모습에 손에 조금 더 힘을 주었다. 이러면 네가 사라지지 않을 것처럼.)
 
클라라 E. 그레이스:...그게 무슨 뜻이야? (심장이 저 아래로 추락하는 것만 같아 말을 토해낼 수가 없었다. 잊혀가는 기억, 사라진 얼굴, 희미해지는 몸. 이렇게 점점 사라지고 말 거라면, 제 심장도 응당 그래야 할 것이 아닌가. 그런데 왜, 너의 말에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건지. 아직 사라지지 않았음을 피력하는 건지. 강하게 울려오는 심장 고동 소리에 속이 울렁거렸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다른 건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듯 제 눈에는 너밖에 들어오지 않아서. 심히 동요하는 무지의 표정으로 너를 바라본다.) 왜, 왜 내가 너에게 중요한 사람인 것처럼 말하는 거야? 왜 내가 사라지면, 사무치게 슬플 사람처럼 말하는 거야? (궁금한 것은 이제 하나밖에 없다. 삶이 사라진다는 원초적인 공포 앞에 더욱 중요한 것을 알아버린 기분이다.) 내가, 너에게 있어... (뜸) 어떤 존재길래?
 
발레리아 릴리움:(적막이 길어진다. 대답하기에 적합한 말을 찾기가 어려웠다. 왜 그리 말하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너무 당연하게도...) 너는 내게 처음부터 아주 중요한 사람이었는데... (어떤 존재였을까, 너는? 그것은 저 조차도 오랫동안 답을 구하고 있던 난제였다. 어렴풋이 그 알 것 같았지만, 애써 다른 답을 구하려 했었지. 이제는 마주할 때가 되었다. 하지만... 이 끝자락에서 그 말을 내뱉는 것이 맞을까? 내 모든 하루에 스며들었다 이제는 버석하게 말라 없어져가는 너는...) 너는... (서두를 떼자, 그제서야 너를 무어라 말해야할지 알 것 같았다.) 내 여름이었어. 모든 생명이 푸르고 울창하게 피어오르는 계절. 나를 달구고, 하염없이 슬프게 만들기도 하는 그 계절 말이야. 여름이 없으면 봄도, 가을도 있을 수 없겠지. 너는 그토록 내게 중요한 존재였어.
 
클라라 E. 그레이스:(너의 말을 들을수록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느껴졌다. 내가 뭐라고. 내가 뭐라고 네게 아름답게 기억되는지. 내가 뭐라고 널 이리도 힘들게 하는지.) ...있지, 발레리아. 너는 날 살고 싶게 해. 겸허히 받아들일까 싶다가도, 네 말을 들으면 (뜸) 잊히고 싶지 않아져... (꺼내오는 음성에 점점 울음이 섞여들어 간다. 그가 제 고개를 떨구었다. 어째서 이런 상황이 된 걸까. 한참을 아무런 말 없이 있던 그가 네 손을 잡았다. 분명, 닿은 느낌이 나는데도 닿은 것 같지 않다.) ...미안, 해. 미안해.... ...미안해... (보이지 않는 눈물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대로 증발해버리고 만다. 네가 나 때문에 아픈 것 같아서. 그렇게 사죄를 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이것이 끝이 아니던가. 정말로 사라지는 거라면, 이게 우리의 마지막이 되는 것이 아니던가. 사라질 너의 기억에 존재할, 마지막 모습이 아니던가. 후회하고 싶진 않아서 작게 욕심을 부린다.) ...너랑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좋았어. 같이 등교하는 것도, 너의 꾹 다물린 입매도, 너의 눈가에 있는 무늬도, 날카로울 것 같은데 부드러운 목소리도, 그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러주는 것도, 전부... 행복했어.
 
발레리아 릴리움:(나도 네 모든게 좋았다. 그 말 하나 내뱉기가 그토록 어려웠다. 점차 사라져가는 기억이, 공백이. 네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내가, 내뱉어보았자 거짓이 될 뿐임을 알고 있었기에. 네 눈물이 사라지는 광경을 목도하고는, 그저. 네 슬픔도 그리 사라지기를 바랄 뿐이었겠지. ... 그는 매여오는 목으로 말을 이었다.) 미안해하지마. 나도 네 덕분에 행복할 수 있었어. 여름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고, 그 모든 것이 기꺼웠어. 그러니까 이곳에는... 고마움만을 남겨놓자. 너는 나의 축복이었고, 찬란한 계절이었고, 언제든 뒤돌아보고픈 한 때로 남을 거야. 그리고 언젠가... 너를 다시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우리는 수많은 세계를 경험했잖아. 비록 이 생은 아닐지언정, 다음 생에서라도, 그 다음 세계서라도. 어쩌면, 어쩌면... 계절은 다시 돌아오기 마련이니까...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닐 거야. 오늘도, 나는 다시 기억을 되찾았으니. 또 다시 되찾을 수 있을 거야. 기억도, 너도... (그것이 아주 허황된 바람일 뿐이라는 것은 그 또한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저 믿을 뿐이다. 믿음 없이는 아무것도 해낼 수 없으니까.)
 
클라라 E. 그레이스:...응, 고마워... (이제는 목소리의 형태마저 제 것을 유지하지 못했다. 뭉툭하게 나오는 목소리에 멍하니 손가락 끝으로 입가를 더듬는다. 입술을 몇 번 달싹이는가 싶더니 네 어깨 위로 힘없이 머리를 기댄다. 그 무게마저 네게는 낯설 것이었다.)
 
클라라 E. 그레이스:...다시 만날 방법이 있을 거야. 그러니까, 잊지 말아줘.
있지, 마지막으로 한 번만... ...내 이름을 불러주면 안 될까?
 
발레리아 릴리움:... 클라라. (느리지만 확실하게, 네 이름 석 자를 되뇌인다.)
 
■■■ ■. ■■■■:...기억해 줘.
 
하나,
 
둘,
 
셋.
 
...
 
깜빡.
 
발레리아 릴리움:
SAN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차감됩니다.
 
발레리아 릴리움:(수첩을 꼭 쥐고서 몸을 일으킨다. ... 어디로 가야할까. 무엇부터 해야하지? 커다란 공백으로 채워졌음에도 머리는 무겁기만 하다.)
 
발레리아 릴리움:(... 종이? 주워들어 그 내용을 읽어본다.)
 
발레리아 릴리움:
지능
기준치: 85/42/17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띠리링―
 
발레리아 릴리움:
정신
기준치: 80/40/16
굴림: 7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발레리아 릴리움:(발걸음을 재촉해 도서실로 향한다. ... 그 기억의 파편 마저도 잃어버리기 전에.)
 
발레리아 릴리움:(종교와 관련된 책들이 있는 책장부터 살펴본다.)
 
발레리아 릴리움:
자료조사
기준치: 63/31/12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발레리아 릴리움:(입술을 짓씹으며 수첩 내용을 한 번 더 정독했다... 그러고는 다시 한 번 더 책장을 살핀다.)
 
발레리아 릴리움:
자료조사
기준치: 63/31/12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종교, 혹은 미신 이야기
 
발레리아 릴리움:(... 불완전한 실패작? 내용을 대충 기억해놓은 뒤 예술 칸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곳에서도 똑같이 살펴보면 되겠지.)
 
발레리아 릴리움:
자료조사
기준치: 63/31/12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고대 예술과 발전
 
발레리아 릴리움:(무늬라면... 무언가 기시감을 느꼈던가. 이번에는 언어칸을 살필 차례다. 발걸음을 옮겨 똑같은 자리를 찾는다.)
 
발레리아 릴리움:
자료조사
기준치: 63/31/12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언어의 기원
 
발레리아 릴리움:(이름이라면, 계속해서 되뇌고 있던... 이것으로 너를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 난해하고 멀게만 느껴지는 책의 내용들에 마음이 조급해지는 것 같았다.)
 
발레리아 릴리움:(문학? 쓸만한게 있을까, 하는 생각에 다시끔 책장을 살펴본다.)
 
발레리아 릴리움:(840.01이12꽃... 번호를 쫓다보면 한곳에 이르렀을 것이다. 이건가?)
 
발레리아 릴리움:(... 꺼내어 읽어본다.)
 
:핸드아웃, ■■■의 쪽지를 공개합니다.
 
■■■의 쪽지
 
발레리아 릴리움:(... 고려할 가치도 없는 생각이야. 이 세계는 거짓이니까. 어차피 원래 세계가 아니라면, 그것이 우주든, 또 다른 어디든 전부 소용없다는 걸 알잖아. 끊임없이 속으로 되뇐다. 말도 안되는 소리에 현혹되지 않도록.)
 
발레리아 릴리움:(벙긋이던 입을 다시 한 번 벌려, 무엇보다 확실하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부른다. 너를, 네 이름을. ) 클라라, 클라라 그레이스. ... 내게 돌아와줘.
 
깜빡.
 
발레리아 릴리움: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발레리아 릴리움:(낮인데도 주위가 이상하게 어둡다는 것을 깨닫자, 시선은 자연스레 창 밖을 향한다.)
 
발레리아 릴리움:
SAN Roll
기준치: 74/37/14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차감 없습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발레리아!
 
발레리아 릴리움:
듣기
기준치: 63/31/12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발레리아 릴리움:(그제서야 그는 망설임없이 창문을 열어 젖힌다. 창틀에 발을 올리고 너를 향해 뛰었다. 드넓은 우주 속으로.)
 
클라라 E. 그레이스:내 이름, 기억나?
 
발레리아 릴리움:당연하지, 아직 기억하고 있어. 그리고... 결코 잊지 않을 거야.
 
클라라 E. 그레이스:그럼, 우리가 처음 만난 장소도?
 
발레리아 릴리움:응. 네가 전학 온 날. 학교에서 처음 만났지. 그 날의 날씨, 내 기분과, 네가 그날 했던 자기소개까지도. 전부 기억하고 있어.
 
클라라 E. 그레이스:그럼... 우리가 어떤 관계였는지도?
 
발레리아 릴리움:(입꼬리를 끌어당겨 웃는다. 말보다 더 확실한 방법이 있었다. 네 두 눈을 마주 바라보다가, 그 입술에 가볍게 키스했다. 눈을 깜빡할 사이, 순식간에.) ... 당연하지.
 
클라라 E. 그레이스:...마지막으로 물어볼게. 집으로 돌아갈 거지?
 
발레리아 릴리움:응, 돌아가자. 같이.
 
클라라 E. 그레이스:있잖아, 발레리아. ...왜 네게 주어진 평화로운 세계를 포기한 거야?
 
발레리아 릴리움:(이어지는 대답에 망설임은 없었다.) 말했잖아. 그곳엔... 네가 없으니까. 단지 그 뿐이야.
 
하지만...
 
기억
 
발레리아 릴리움:(고개를 끄덕이고는 환하게 웃는다.) 영원히, 함께. 기억하고 함께하자.
 
하나,
 
둘,
 
셋.
 
...
 
깜빡.
 
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