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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시나리오]
잠들지 않는 7일의 저택
약칭 ‘잠저택’ 플레이 로그 백업
잘 자요, 내 작은 주인님.
KPC 클라라 E. 그레이스 / 짜요짜요
PC 발레리아 릴리움 / 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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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0. 22.
플레이 타임 6시간
메인
no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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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0. 22.
잠들지 않는 7일의 저택
W. 풉(PP)
KPC. 클라라 E. 그레이스
PC. 발레리아 릴리움
━━━━━⊱⋆⊰━━━━━
1866. 04. 03.
분주한 대저택의 하루 일과가 끝이 났습니다.
모든 정리를 마친 발레리아는 한적해진 2층 복도를 걸어갑니다.
댁의 주인어른과 부인, 다른 식구들은 런던에 용무가 있어 한동안은 이 깊은 숲속 저택에 돌아오지 않을 예정이고,
저택에 남은 하나뿐인 막내 아가씨는...
클라라 E. 그레이스
아, 안 잔다니까요!
noname
또 시작입니다.
침대 밑에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느니,
꿈에 괴물이 나온다느니,
잠자리가 맘에 들지 않는다느니,
온갖 핑계를 들어가며 잠들지 않으려고 하는 저 아가씨 말이에요.
이미 3일째 꼴딱 샌 것 같은데,
대체 무슨 이유로 저렇게 고집을 부리는 걸까요.
먼발치에서 보이는 클라라는
이 저택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 메이드와 실랑이를 벌이며
자신의 방문 앞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보수가 월등히 많은 탓에 이 깊은 숲속까지 들어와 저 막무가내 아가씨의 어리광을 몇 년째 받아주고는 있지만,
이젠 정말 관둘 때가 된 것인지...
발레리아가 어이없는 광경에 잠시 고뇌를 하고 있으면,
신입 메이드가 도와달라는 눈빛으로 당신을 쳐다봅니다.
발레리아라고 별수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나마 다른 사용인에 비해 클라라는 당신의 말을 잘 들어주는 편이니까요.
당신은 저 막무가내 아가씨의 곁으로 향합니다.
당신이 클라라를 가까이에서 쳐다보면, 클라라는 단호하게 한마디를 던집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
그렇게 쳐다봐도 안 자요.
발레리아 릴리움
아가씨, 이렇게 오래 주무시지 않으면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죄없는 메이드 그만 괴롭히고 이제 그만 주무세요.
클라라 E. 그레이스
아, 아니... (곤란한 듯 방 안을 흘끗 보더니 우물쭈물 입을 연다.) 침대에서 무슨 소리가 나서... 그러니까 안 잘래요...!
발레리아 릴리움
전에 확인해보았지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긴다면 제가 바로 갈 것이니 부디 안심하십시오.
클라라 E. 그레이스
(우...) 그게... (방안 힐끔 보더니 어쩔 수 없이 비켜준다...)
발레리아 릴리움
그게? (이어질 말을 기다리는 듯 쳐다본다.)
클라라 E. 그레이스
치, 침대 밑에서... (고민.. 고민..) 괴... 괴물 같은 게 사는 것 같아요...!
발레리아 릴리움
제가 다시 한 번 확인해 볼테니 괴물이 없다면 주무실 거라 약속해주실 수 있습니까?
클라라 E. 그레이스
... (눈치)
발레리아 릴리움
(성큼 방 안으로 걸어들어가 침대 위와 옆, 그 아래까지 꼼꼼히 살펴본다.)
noname
침대를 살펴보지만...
별다른 건 없습니다.
...어라?
침대 밑에서 뭔가 반짝이네요.
발레리아 릴리움
(확인해본다.)
noname
꺼내 보니...
클라라가 잃어버렸다던 작은 유리공입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
... (눈치)
발레리아 릴리움
보시다시피 아가씨가 잃어버리셨던 유리공 빼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
(우, 당신의 눈치를 살피더니... 손을 내민다.) 그... 그게 낸 소리인가 봐요!
발레리아 릴리움
(제 손에 들린 유리공 빤히 보다가...) 그럼 이제 아무런 문제도 없으니 주무시는 거지요?
클라라 E. 그레이스
(얼른 방 안을 살핀다.) (두리번...) 그, 그리고... 옷장에서도 소리가 났어요!
발레리아 릴리움
(그 말에 망설임 없이 옷장 문도 벌컥 열어본다.)
noname
옷장을 열어보자...
옷이 가득합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옷 사이까지 꼼꼼히 확인해본다.)
noname
옷만 가득합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보았냐는듯 고개 돌려 당신을 쳐다본다.)
noname
아, 아니... 음... (주변 마구 둘러보더니) 아, 그리고 이불이 불편해서 잠도 안 오는... 데... (당신의 눈치를 살피며 말끝을 늘인다.)
응?
시스템이 당신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
...들으셨죠?
발레리아 릴리움
... (어이없다는 듯 당신 보다가) 그럼 이불도 바꿔드리겠습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
(당신의 눈치를 살피더니... 아무튼 안 잘 거라는 듯 눈 부릅뜬다!)
발레리아 릴리움
(잠시 고민하다가) 대체 어떻게 해드려야 주무실겁니까?
noname
이래선 끝이 없겠습니다.
지능 판정이 가능합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cc<=85 지능 (1D100<=8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0 > 10 > 대단한 성공
noname
그러고 보니 클라라는 평소에 동화나 시를 읽어주면 잠을 잘 잤던 것 같습니다.
물론 동화를 읽어줬던 건 몇 년 전이라, 이제는 다 컸다며 진저리 칠 게 뻔하지만...
어쩔 수 없으니 서재에라도 다녀와야 할까요?
발레리아 릴리움
(일단 시도해봐서 나쁠 건 없지 싶다. 서재로 향한다.)
noname
발레리아는 클라라에게 읽어줄 동화책이나 시집을 찾기 위해 서재로 향합니다.
담당구역이 아니기에 서재에 자주 갈 일은 없지만,
분명 서재는 3층 왼쪽 복도 끝에 있습니다.
발레리아는 먼지 하나 없는 계단을 밟고 3층으로 올라갑니다.
기본적으로 항상 쓸고 닦아 과하게 광이 나는 저택이지만, 최근 며칠 새에 저택의 구석구석이 눈에 띄게 낡아진 것만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관찰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55 관찰력 (1D100<=5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 > 2 > 대단한 성공
noname
당신은 계단 벽에 붙어있는 초상화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분명 며칠 전까지만 해도 멀쩡한 그림이었는데.
하루아침에 종이의 빛이 바래 누렇게 뜨고,
물감이 덩어리져 그림의 상당 부분이 떨어져 버렸습니다.
이제 사람을 그린 초상화라기보다는 마치...
얼굴 없는 괴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알 수 없는 기괴함이 느껴집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이성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80 이성판정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3 > 63 > 보통 성공
... 빠른 시일 내에 사람을 시켜 바꾸어라 해야겠군.
noname
3층 왼쪽 복도 끝.
서재의 문을 열면, 벽면을 가득 채운 어마어마한 크기의 책장과 수많은 책들이 먼저 눈에 띕니다.
창밖은 이미 어둑해져 있으며,
고급진 책상 위에는 여러 문서와 필기구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습니다.
[창문/책상/책장]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창문부터 살펴본다.)
noname
늦은 저녁도 저녁이지만, 창밖은 짙은 안개가 끼어 앞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며칠간은 밤낮없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심한 것 같은데...
이 정도의 안개는 이 저택에서 일하게 된 이래로 처음인 것 같죠?
발레리아 릴리움
주인 어른 분들께서 돌아오실때는 괜찮아져야 할텐데 말이지.
(중얼거리고는 책상을 살핀다.)
noname
이 댁 주인어른의 책상입니다.
책상 서랍은 굳게 닫혀있고,
책상 위에는 각종 문서와 서신이 수없이 쌓여있으나 깔끔히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문서가 제대로 분류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냥 대충 차곡차곡 쌓기만 한 것 같네요.
대체 여기 담당이 누구였죠?
정리해두지 않으면 담당 사용인이 크게 혼날 게 뻔하니,
선심을 베풀어 발레리아가 정리해 줍시다.
발레리아 릴리움
(나중에 따로 불러 한마디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문서의 분류를 살펴 정리한다.)
noname
자료조사 판정 가능합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cc<=63 자료조사 (1D100<=63)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2 > 32 > 보통 성공
noname
차례대로 분류하다 보면...
어디에도 분류해놓기 어려운 이질적인 문서 세 장을 발견합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첫번째장부터 읽어본다.)
noname
깔끔한 고딕체의 영문 계약서인 것 같은데,
내용이 많이 손상되어 무엇에 대한 계약서인진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밑에 아가씨의 삐뚤빼뚤한 이름과 서명이 있네요.
어린 아가씨가 계약서에 서명을 할 일이 대체 뭐가 있을까요?
발레리아 릴리움
(고개를 갸웃하곤 두번째장을 읽는다.)
noname
클라라의 것 외에도, 두개의 이름과 서명이 더 적혀 있습니다.
하나는 주인어른의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사람의 것입니다.
발레리아 기본적으로 이 집안 사람들과 연이 있거나 친한 가문의 성 정도는 외우고 있을 터인데...
딱히 주인어른의 지인이라고 하기엔 너무 생소한 이름입니다.
어째서일까요?
관찰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55 관찰력 (1D100<=5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 > 3 > 대단한 성공
noname
...그러고 보니, 한 가지 이상한 점이 눈에 띕니다.
클라라의 이름이 다릅니다.
아니, 정확히는 한 가지가 빠져있습니다.
그레이스. 클라라의 성씨 말이에요.
어떻게 된 일이죠.
발레리아 릴리움
(일단 세장의 계약서는 함께 모아 한 편에 분류해 둔다. 대충 제가 모르는 무언가 있으리라.)
(나머지 한 장을 읽어본다.)
noname
후견인, 친권자, 관계 증명 등의 딱딱한 단어가 이어집니다.
교육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60 교육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 > 5 > 대단한 성공
noname
똑똑하시네요
발레리아 릴리움
(이 정도는 집사 교육을 제대로 받은 이라면 응당 해내야 할 것이지.)
noname
아, 그래요... 높으신 분들의 뒷사정이겠죠.
아가씨는 원래 이 집안사람이 아닙니다.
당신이 원래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었든 아니든,
집안의 무거운 비밀이 서재의 공기까지 무겁게 짓누르는 것 같습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어찌되었건 제가 모셔야할 아가씨라는 사실은 변함없지 않는가? 우선 아가씨를 재우는게 더 급한 일일테지.)
(크게 개의치 않으려 노력하고선 책장을 살핀다.)
noname
그러고 보니 몇 가지 개인적인 서신은 책상 서랍에 넣어두는 게 좋을 텐데,
책장으로 가던 발걸음을 돌려 책상 서랍을 살펴보면,
웬일인지 책상 서랍은 굳게 잠겨있습니다.
평소에 번거롭다며 서랍장을 잠그지 않는 분인데 말이에요...
다른 사용인이 모르고 잠가둔 걸까요?
행운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45 행운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2 > 42 > 보통 성공
noname
바닥을 살펴보니, 반짝이는 무언가가 보입니다.
마침 떨어져 있는 열쇠를 발견했습니다. 운이 좋네요.
발레리아 릴리움
(누가 열쇠도 제대로 보관해놓지 않은 모양이로군. 한숨 푹 쉬곤 열쇠 주워 서랍을 연다.)
noname
달칵 소리가 나며 서랍이 열립니다.
서랍 안에는 주인어른의 것으로 추정되는, 처음 보는 수첩이 놓여있습니다.
그런데 어딘가 기묘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원래 마음대로 손대어서는 안되겠지만, 서랍이 잠겨있던 것에 의구심이 들어 한 번 읽어본다.)
noname
...주인어른의 글씨가 맞긴 한 걸까요?
같은 사람이 썼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지저분한 필체의 라틴어와
기괴하고 기하학적인 원 모양,
출처를 알 수 없는 붉은 얼룩이 가득합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이성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80 이성판정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0 > 70 > 보통 성공
noname
자고로 영국의 신사이자 지식인이라면 라틴어에 능해야 하는 법이니...
주인 어른이 수첩에 라틴어로 쓰셨다고 해도 그리 특이한 일은 아니지만,
쓰여있는 모양새가 너무도 섬짓합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불길한 모양새에 역시 괜히 열어보았다 후회하곤..)
(분류 못한 문서들은 그냥 그대로 올려놓은 뒤 책상 서랍을 다시 잠궈놓는다..)
noname
아직 확인할 게 많이 남았는데요.
정말 도로 넣을 건가요?
발레리아 릴리움
(한숨 푹,,, 다시 꺼내 읽어본다.)
noname
역시 많은 부분이 손상되어 읽기도 힘들 뿐더러,
왼쪽에 이 원은 대체 무엇일까요?
외국어:라틴어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62 외국어:라틴어 (1D100<=62)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 > 1 > 대성공
noname
빽빽한 글에서 몇가지 눈에 띄는 단어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10m의 탑
제물
괴물같은 '신'
전혀 연관성 없어보이는 단어입니다.
탑?
제물?
‘신’?
뒷장을 더 넘겨보면, 이젠 라틴어가 아닌 전혀 알 수 없는 문자들만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자고로 귀족 저택 사용인의 덕목이라면 첫째도 침묵, 둘째도 침묵입니다.
이것이 무엇이든 못 본 척, 서랍을 닫는 게 좋겠네요.
발레리아 릴리움
(이번에는 진짜 잠궈놓고 못본척.. 책장으로 향한다.)
noname
온갖 장르의 책들이 꽂혀있는 거대하고 고급스러운 목재 책장입니다.
얼마나 큰지, 책을 꺼내기 위한 간이 사다리까지 구석에 놓여있을 정도입니다.
분명 클라라가 예전에 읽던 동화책들도 어딘가에 꽂혀있을 텐데 말이에요.
자료조사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63 자료조사 (1D100<=63)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8 > 88 > 실패
noname
이런
관찰력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55 관찰력 (1D100<=5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5 > 65 > 실패
noname
이런
발레리아 릴리움
(이마짚)
noname
언뜻 보기에도 복잡해보이는 두꺼운 철학책을 발견합니다.
다시 찾아볼까요?
자료조사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63 자료조사 (1D100<=63)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4 > 34 > 보통 성공
noname
엄마 거위가 아기 거위들에게 동화를 읽어주는 표지의 책을 발견합니다.
책의 제목은 ‘마더구스(mother goose)’입니다.
자장가나 짧은 동화가 여러 편 실려있는 책입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눈에 띄는 동요를 하나 찾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Baby, baby, naughty baby ]
아가, 아가, 나쁜 아가,
조용히 해, 요 시끄러운 것아.
지금 좀 조용히 해. 아님,
보나파르트가 이 길로 지나갈 거야.
아가, 아가, 그는 거인이야.
루앙의 철탑처럼 거대하고 시커멓지.
그는 그 철탑을 의지하여 아침도 먹고, 저녁도 먹지.
나쁜 사람들을 매일 잡아먹지.
아가, 아가, 네 소리를 들으면
그가 집으로 뛰어와서
고양이가 쥐를 찢어 죽이듯이.
단번에 사지를 찢어 널 죽일 거야.
그리고 널 마구 때리고 또 때릴 거야.
곤죽이 될 때까지 때릴 거야.
한 조각씩 물어뜯어서.
그리곤 널 계속 먹어 치울 거야.
...
이런 걸 자장가라고 들려줘도 될까요.
보나 마나 무섭다고 호들갑을 떨며 더 잠들지 않을 게 뻔합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못 볼 걸 봤다는 듯 다른 장을 살펴본다.)
noname
[Twinkle, Twinkle, Little Star]
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추네
동쪽 하늘에서도 서쪽 하늘에서도
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추네
반짝반짝 작은 별이네요.
다행히 책의 뒤쪽에도 무난한 가사의 노래나 동화가 많이 실려있습니다.
서재의 조사를 마친 후, 발레리아는 마더구스라는 동요집을 들고 다시 클라라의 방으로 향합니다.
방문을 열면 클라라는 여전히 뜬 눈으로 발레리아를 맞이합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
제가 몇 살인데 동요집을 가져오는 거예요...
noname
예상대로 클라라는 투덜거리지만, 별수 없습니다.
이게 마지막 희망이니까요.
당신은 클라라 침대의 옆자리에 의자를 끌고 와 앉습니다.
동요도 좋고, 옛날이야기도 좋고, 자장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클라라가 정말 수면 부족으로 어떻게 되어버리기 전에,
빨리 잠부터 재워야 할 것 같아요.
발레리아 릴리움
괴물이 무서워 잠도 못자는 어린 아가씨니 말입니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옛날 이야기를 하나 골라 읽어준다.)
클라라 E. 그레이스
(나름 열심히 들으면서 손장난...)
발레리아 릴리움
... 주무실려고 노력해보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클라라 E. 그레이스
(...우. 당신의 말에 눈을 꾹 감더니, 슬쩍 눈을 뜨고는 당신의 눈치를 살핀다)
발레리아 릴리움
빨리 눈 감고 제대로 누워보세요.
클라라 E. 그레이스
(결국 눈 꾹 감고 침대에 눕는다...)
noname
아무리 봐도 동화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지그시 눈을 감고 잠을 청하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잠이 들기는커녕 더욱 잠이 깨고 있는 것 같네요.
차라리 동요라도 불러줘 볼까요?
발레리아 릴리움
(그 모습 빤히 보다가 아까 보았던 동요를 불러줘본다...)
noname
당신이 약간의 흥얼거림을 섞어가며 클라라에게 동요를 불러주면
클라라는 관심 없는 척하면서도 은근슬쩍 귀를 기울이는 것 같습니다.
반짝반짝 작은 별,
런던 다리 무너진다,
거미가 줄을 타고...
그럼에도 여전히 클라라는 잠에 들지 않습니다.
점차 밤은 깊어가고,
클라라가 잠에 들기는 커녕...
오히려 당신의 눈이 서서히 감깁니다.
아, 아직 클라라를 재우지 못했는데 말이에요.
듣기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63 듣기 (1D100<=63)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0 > 30 > 어려운 성공
noname
당신이 완전히 잠들기 전,
...잘 자요, 레리.
낯설지만 어딘지 모르게 귀에 익은 여성의 목소리가 들린 것도 같습니다.
...그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점점 의식이 멀어집니다.
...
1866. 04. 04.
구름에, 붕 뜬 기분입니다.
몸에 감기는 감촉이 푹신합니다.
눈을 떠보면 당신은 클라라의 고급지고 푹신한 침대를 혼자 독차지하고 누워있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면,
클라라는 발레리아가 앉아 있었던 의자에 앉아 당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습니다.
작은 고용인의 침대를 차지하고 잠에 들어버린 집사라니.
당신은 이성 판정을 해야 마땅합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이성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80 이성판정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 > 5 > 대단한 성공
system
[ 발레리아 릴리움 ] SAN : 80 → 79
noname
괘씸하니 1 깎았습니다.
언제 침대 위로 올라왔던 거죠?
자명종 시계를 살펴보면 벌써 정오에 가까운 시간입니다.
저택의 사용인들은 새벽 일찍 일어나 일을 시작해야 하는 게 보통인데...
오늘 당장 잘려도 할 말이 없습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 주인어른께 봉급을 삭감해달라 말씀드려야겠군.)
noname
당신의 그런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클라라가 뜬금없이 말을 건넵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
정원 산책 갈래요?
발레리아 릴리움
... 밤새 주무시지 못하셨을텐데, 그건 괜찮으십니까?
클라라 E. 그레이스
(멋쩍게 웃으며 머리칼 끝을 매만졌다.) 괜찮아요. 오늘은 레리 쉬게 해 줄 거라고 다른 분들에게 말해뒀어요.
noname
누가 누굴 쉬게 해준다는 건지,
혈색이 점점 어두워져 오늘따라 더 안쓰러워 보이는 클라라입니다.
또 밤을 샌 것 같은데,
대체 왜 잠을 자지 않는 걸까요.
클라라 E. 그레이스
비밀 하나 알려줄게요.
noname
당신이 뭐라 말을 꺼내기도 전에,
클라라는 발레리아의 팔을 잡고 어디론가 이끌기 시작합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
타임캡슐이라고, 정원에 묻어둔 게 있거든요.
noname
어쩔 수 없이 클라라의 손에 이끌려 저택 문의 밖으로 나서면,
아침임에도 여전히 안개가 끼어있습니다.
저택 근처 이외의 것들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요.
정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클라라는 미로처럼 복잡하고 거대한,
안개 낀 정원을 익숙하게 지나갑니다.
어린 풀냄새와 이르게 핀 꽃향기가 발레리아의 코를 맴돕니다.
어느새 프리지아 꽃이 만개한 곳에 멈춰선 클라라는
자신만이 알고 있다는 비밀정원의 나무담장 틈새로 발레리아를 안내합니다.
크기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75 크기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3 > 93 > 실패
noname
틈새 사이로 가볍게 들어갑니다.
발레리아가 비밀 정원 안으로 들어가면,
맨 처음으로 보이는 것은 작은 오두막과 벤치입니다.
그 주변에 가득 핀 라일락 나무와 이름 모를 들꽃들이 어우러져,
마치 소담한 공간을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
저택의 정원에 이런 공간이 있었나요?
어쩐 일인지 유독 이곳에만 안개가 끼지 않아,
위를 올려다보면 하늘이 맑습니다.
문이 없어 햇살이 잘 드는 오두막 안에는 간이침대와 테이블, 간단한 취사도구 등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이런 곳이 있었습니까? 분명 제가 잘 모르는 곳이 있을리가 없는데...
클라라 E. 그레이스
저도 우연히 발견했어요. 공부하기 싫을 때 여기로 도망 오... (...눈치) 오, 오지는 않아요...! (다급하게 수습해본다!)
발레리아 릴리움
... 앞으로 아가씨가 안 보일 때 확인해 볼 곳이 한 곳 더 늘었군요. 예쁘기는 합니다만, 무언가 좀... (제가 모르는 곳이 있었다는게 꺼림칙하다는 듯)
클라라 E. 그레이스
...우...
noname
당신이 비밀정원 안을 둘러보고 있자,
클라라 E. 그레이스
이것 좀 보세요!
noname
그리 말하며 바닥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던 모종삽으로 화단 밑의 땅을 조금씩 파내기 시작합니다.
고사리 같은 손 때문인지 약간 헤매는 것 같기도 하네요.
발레리아 릴리움
가만히 계시죠. 제가 하겠습니다. (말하곤 모종삽을 뺏어든다..)
noname
행운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45 행운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3 > 53 > 실패
noname
운은 부족한가 봅니다.
그렇게 한참을 파내다 보면...
자물쇠가 걸려있는 작은 나무상자입니다.
열쇠는 보이지 않으니...
힘으로 열어볼까요?
근력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75 근력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3 > 53 > 보통 성공
noname
운은 부족하지만 힘은 센가 봅니다.
나무 상자 안에는 곳곳에 아름다운, 푸른 보석이 박힌 금제 회중시계가 들어있습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
행운을 가져다주는 시계라고 했어요. (뜸) 제겐 더 이상 필요 없으니... 레리가 대신 가져줬으면 해요.
발레리아 릴리움
일개 집사가 가지기에는 과한 물건인 것 같습니다만... 저보다는 괴물이 무서워서 잠도 못 드는 아가씨에게 더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클라라 E. 그레이스
...언제까지 괴물 얘기를 할 거예요! (그리 소리치고는, 잠시 망설이기라도 하는 듯 입을 달싹였다.) 더 좋은 시계를 받았어요. 받아 주세요.
noname
예사롭지 않은 세공 솜씨와 박혀있는 아쿠아마린을 보아 상당히 귀한 시계인 것 같습니다.
정말 행운이라도 가져다 주는 시계인 걸까요?
발레리아 릴리움
그러시다면... (일단 받아들인다. 나중에 몰래 아가씨 방에 가져다 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클라라 E. 그레이스
(진짜로 필요 없어서 상자에 넣고 묻은 건데...)
noname
이후 클라라는 빈 나무상자를 빤히 쳐다보다가,
오두막 안에서 연필 두 개와 쪽지 몇 장을 꺼내옵니다.
타임캡슐이 비었으니 탐사자와 새로운 타임캡슐을 만들고 싶다면서요.
클라라는 발레리아에게 연필을 건네며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
롤링 페이퍼라도 쓰는 건 어때요? 10년 후에 서로 바꿔서 읽어보는 거예요.
그러니... 그때까지 여기서 일해주세요.
noname
그때까지 여기에서 일을 하라니, 설마 악담은 아니겠죠?
발레리아 릴리움
아가씨가 잠만 제대로 주무셔 주신다면 그럴 수 있을 겁니다. 만일 그러다 쓰러지시기라도 하면 저는 잘리는 거고요. (연필을 받으며 말했다.)
noname
...노력할게요...
응?
클라라 E. 그레이스
들으셨죠?
발레리아 릴리움
네네...
noname
클라라를 내려다보면
클라라는 삐뚤빼뚤한 글씨로 ‘To. Valeria’라며 쪽지에 무언갈 써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발레리아가 마지못해 클라라를 따라 쪽지에 글씨를 쓰기 시작하면,
클라라가 들릴 듯 말듯 고맙다며 한마디를 덧붙입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그 말에 살풋 웃으며 무언가를 써내려가기 시작한다. 유려한 글씨로 몇 문장을 써내더니 이내 전부 적은 듯 당신을 쳐다본다.)
noname
꼼질꼼질 적은 편지를 나무상자에 넣고, 다시 자물쇠를 채워둡니다.
비밀정원에서 시간을 보낸 후,
저택으로 돌아갈 즈음이면 주변은 어둑해져 있습니다.
여전히 끼어있는 안개에 당신의 기분은 묘해집니다.
저택으로 돌아온 당신은 오늘이야말로 클라라를 재우겠다는 마음으로 클라라의 방을 정리합니다.
정리를 마치면 여전히 잠에 들 생각이 없어 보이는 클라라가 잠옷을 입은 채 입술을 쭉 내밀고는 방 안으로 들어옵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
...또 자라고 잔소리할 거에요?
발레리아 릴리움
네, 그게 제 일이니깐요.
클라라 E. 그레이스
그래도 잠은 안 오는데... (방 입구에서 뒷걸음질 치더니) 그러니까 저는... (고민!) 산책이나 하고 올게요.
발레리아 릴리움
... 이 시간에 산책을 하겠다는 말씀입니까? 그건 허락해드리기 어렵습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
(호다닥 달린다!) 아, 아직 해가 중천인데요! (아무말!) 그냥... 그냥 정원에서 좀 돌아다니다가 온다니까요!
발레리아 릴리움
그래도 안됩니다. (잰걸음으로 쫓아가며) 정 산책하고 싶으시다면 제가 따라가겠습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
(멈칫) ...그럼 산책하고 와서 더 놀아도 돼요?
발레리아 릴리움
그건... (잠시 고민하다가) 역시 안됩니다. 이제는 정말 주무셔야 됩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
(...눈치 살피더니 다시 우다다다 뛰어간다.)
noname
발레리아도, 클라라도... 전혀 양보할 생각이 없는 것 같네요.
어쩔 수 없습니다. 누가 먼저 잠에 드는지 끝까지 가보자고요.
정신력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80 정신력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4 > 84 > 실패
클라라 E. 그레이스
cc<=60 정신력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2 > 12 > 대단한 성공
(휴)
발레리아 릴리움
(이런..)
noname
다시 클라라의 방으로 돌아와...
발레리아는 결국 오늘도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클라라보다 먼저 잠에 들어버립니다.
근데 오늘은 좀 이상하지 않나요?
자연스럽게 잠이 들었다기보다는, 순간적으로 몸에 힘이 빠지고 시야가 암전되는 게 마치...
...
...또 구름에 붕 뜬 기분입니다.
몸에 감기는 감촉이 푹신합니다.
또?
눈을 떠보면 역시나 발레리아는 클라라의 침대를 혼자 독차지하고 누워있습니다.
지금이 새벽인지 밤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방안과 창밖은 어둡습니다.
그러나 고개를 돌려보아도,
클라라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습니다.
클라라는 어디로 간 거죠?
관찰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55 관찰력 (1D100<=5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7 > 57 > 실패
(이러다 진짜 잘리겠는데)
noname
듣기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63 듣기 (1D100<=63)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0 > 30 > 어려운 성공
noname
복도에서 누군가의 멀어지는 발소리가 들려옵니다.
클라라일까요?
발레리아 릴리움
클라라 아가씨? (부르며 서둘러 나가본다.)
noname
당신이 클라라를 찾기 위해 문밖으로 나서면,
처음 보는 인영이 복도를 앞서 지나가고 있습니다.
관찰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55 관찰력 (1D100<=5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0 > 10 > 대단한 성공
noname
희미하게 뒷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꽤 작지만, 클라라보다는 큰 키와
상당히 고급스러운 흰옷을 입은...
잠깐, 고급스러운 옷이요?
저택의 사용인이 입을 법한 옷도 아니고,
이 집안 사람들이 돌아온 것도 아닐 텐데...
‘저건’ 대체 누구죠?
불안한 예감이 밀려옵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이성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79 이성판정 (1D100<=7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3 > 63 > 보통 성공
system
[ 발레리아 릴리움 ] SAN : 79 → 78
noname
당신이 그를 아무리 쫓아가도 그는 멀어지기만 할 뿐,
뒤돌아본다거나 따라잡히지 않습니다.
대체 저 사람은 누구고, 클라라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괴한?
납치?
...그 전에 사람이 맞긴 한 걸까요?
발레리아 릴리움
거기, 대체 누구십니까? (결국 따라잡히지 않자 크게 소리쳐본다. 저택의 누구라도 깨어나지 않을까 싶어.)
noname
당신의 목소리에도 그는 뒤돌아보지 않습니다.
계단을 내려간 여자는 이윽고 저택의 문을 열어, 밖으로 나가려고 합니다.
저택 밖의 자욱한 안개에 서서히 그의 모습이 묻혀들어갑니다.
이대로 가면 놓칠 것 같습니다.
그를 붙잡아야 할 것 같아요.
붙잡아 그의 모습을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온 힘을 다해 그를 붙잡으려 한다.)
noname
자욱한 안개 속 인영을 뒤쫓습니다.
아무리 손을 뻗어도 닿을 듯 닿지 않고,
여전히 그는 뒤를 돌아보지 않습니다.
당신 주변을 에워싼 안개는 점점 더 짙어져 어느샌가 방향 감각도 잃을 것만 같습니다.
여자의 인영도,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됩니다.
당신이 아무리 방향을 바꿔 걸어도 같은 곳만 맴돌고 있는 느낌입니다.
마치 안개 속에 갇혀버린 것만 같아요.
당신이 한참을 안개 속을 헤매면,
누군가가 뒤에서 발레리아의 팔을 붙잡습니다.
뒤를 돌아보면,
...울 것 같은 표정의 작은 아가씨가 보입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
레리, 이거... 떨어트렸어요.
noname
클라라의 손에는 회중시계가 들려 있습니다.
분명 클라라에게 받았던 그 회중시계인데...
언제 떨어트렸던 거죠?
발레리아 릴리움
(허둥지둥 받아들고는) 어디, 어디 계셨습니까?
noname
...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습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한참 동안 침묵을 유지하더니, 물기 어린 목소리로 입을 연다.) 저는 계속 방에 있었는데... 레리가 무언가에 홀린 듯 밖으로 나가버렸어요.
그보다, 여기에 오래 있으면 안 돼요.
저랑 같이 돌아가요.
noname
클라라는 발레리아의 손을 잡고 안개 속을 익숙하게 걸어갑니다.
클라라를 따라 저택으로 돌아오면, 클라라는 1층의 넓은 로비에 멈춰섭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
...이제 이걸로 됐어요.
잘 자요, 레리.
noname
그 말을 끝으로 발레리아의 시야는 다시 암전됩니다.
...
1866. 04 .06.
어제의 일은 그저 꿈이었는지,
자신은 언제 이곳에 돌아온건지,
발레리아는 원래 자신이 생활하던 저택의 1층 방에서 눈을 뜹니다.
눈을 뜨자마자 동료 사용인에게서 이상한 소리를 듣습니다.
메이드
릴리움, 사용인 서너 명이 사라졌다는 말 들었어요?
발레리아 릴리움
그게 대체 무슨 소립니까?
메이드
말 그대로예요. 짐은 그대로고, 사라진 물건도 없고... 몰래 달아나면서 뭐 비싼 거라도 훔쳐 갔나 했는데, 그런 것도 아니래요.
들어온지 얼마 안 된 애들 있잖아요. 이전에 일하던 곳에서 손버릇이 안 좋았다는 말이 있길래 뭐 훔쳐 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사라진 물건은 하나도 없대요. 그냥 사람만 사라졌다니까요?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자기 전에 수다 떠는 걸 봤는데...
발레리아 릴리움
이리 갑작스레 사라지긴 어려울텐데... 일단 알겠습니다. 알아보도록 하죠.
메이드
주무시는데 깨우기엔 너무 곤히 주무시길래 좀 그래서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일어나자마자 이런 소식을 전해서 좀 미안하네요.
noname
내일 집안 어르신들이 돌아올 예정이니 오늘은 다들 저택 청소로 바쁠 텐데,
사용인 몇 명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니.
짐도 그대로이고, 사라진 물건도 없고,
밖에 나간 걸 봤다는 목격자조차 없다는 게 말이 되나요?
지능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85 지능 (1D100<=8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1 > 41 > 어려운 성공
noname
사람들이 사라진 것도 이상하고...
아니, 그보다 ‘내일’ 집안 어르신들이 돌아온다니요?
분명 7일에 돌아온다 반복적으로 전해 들었습니다.
어제는 분명 4일이었고, 오늘은 5일일 테고,
그럼 내일은 6일이잖아요?
날짜를 잘못 기억하고 있을 리는 없습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 그럼 5일은 대체 언제 지나간 거지?
noname
글쎄요.
설마 꿈을 하루 동안 꾼 건 아닐 테고 말이에요.
찜찜한 기분을 뒤로하고,
슬슬 일을 시작할 시간이 되면 발레리아도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방에서 중앙의 홀로 나오면 노년의 하녀장이 발레리아에게로 다가와 한 가지 부탁을 합니다.
하녀장
...늦었군, 자네도 어디로 가버린 게 아닌가 했네.
(깊게 한숨을 내쉰다.) 식구들을 맞을 준비로 남는 인력이 거의 없는 것 같으니... 자네가 잠깐 저택을 돌아다녀 보면서 사라졌다는 사용인들을 찾아봐 주겠나? 혹시 저택을 배회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
발레리아 릴리움
(죄송합니다. 짧게 고개 숙이고는) 알겠습니다. 둘러보고 만약 발견된다면 빠르게 돌려보내겠습니다.
하녀장
그래. 그러니 우선은... 1층부터 찾아봐 주게나.
noname
하녀장은 그 말을 끝으로, 계단 위로 바삐 올라갑니다.
사라진 사용인들을 찾아달라니,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진 모르겠지만...
우선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묻거나 직접 찾아보는 편이 좋겠습니다.
1층 중앙 로비에 서 있는 발레리아의 좌측으로는 [주방 및 식당], 우측으로는 [응접실]이 있습니다.
남쪽으로는 [현관], 북쪽으로는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위치해 있습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응접실부터 살펴본다.)
noname
화려하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지만,
최근에는 쓸 일이 없어 찬 공기만이 맴도는 응접실입니다.
발레리아가 응접실의 문을 열면, 쿵. 누군가와 부딪힙니다.
견습 하인
아, 아아, 아, 안녕하세요!!!
noname
아가씨보다는 조금 나이가 있는 견습 하인이네요.
딱 봐도 어딘가 수상해 보이는 얼굴인데...
견습 하인은 다급히 문밖으로 나가버리고, 응접실 안에선 타는 냄새가 납니다.
냄새가 나는 쪽을 쳐다보면 벽난로입니다.
벽난로 안에는 ‘무언가’가 타고 있지만...
불씨는 작아 충분히 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면 전부 타버리기 전,
테이블 위 꽃병의 물로 불을 꺼서 무엇을 태우려고 했는지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발레리아 릴리움
(불을 끄고 확인해본다.)
noname
발레리아가 불을 끄면, 이미 벽난로 안에는 수십 장의 종이와 책이 타 그을음이 심하게 남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멀쩡한 건 종이 한 장과 책 한 권뿐이네요.
발레리아 릴리움
(꺼내어 종이부터 읽어본다.)
noname
종이의 내용은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글씨 하나 적히지 않은 그림에 가깝거든요.
가운데의 작은 원을 큰 원이 감싸고 있는 모양이고,
그 사이엔 기하학적인 무늬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원,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 자세히 보니 마치 마법진을 그린 것 같네요.
발레리아 릴리움
수첩에서 본 듯한... (이어 책을 읽어본다.)
noname
영어로 『존재의 증명(Proof of Existence)』이라 쓰여있습니다.
열어볼 경우 내용은 영어와 라틴어가 섞여 있습니다.
외국어:라틴어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62 외국어:라틴어 (1D100<=62)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1 > 91 > 실패
noname
이어서, 모국어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64 모국어 (1D100<=64)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5 > 35 > 보통 성공
noname
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존재는 무엇으로 증명할 수 있는가?
나는 드디어 이 모든 것에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당신은 주변을 의심해본 적이 있는가?
주변의 모든 것이 거짓이고, 주변의 모든 것이 허상이라면?
이들의 존재와 이들의 의미는 무엇으로 증명해 낼 수 있는가?
...읽을 수 있는 부분을 전부 읽었음에도, 도무지 알 수 없는 내용입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어리석은 내용이군. 그런 쓸데없는 것을 의심할 시간이 있다면 현재에 좀 더 충실해야할 터. 의미는 스스로가 찾아내는 것인데.
(이해가 안 간다는 듯한 표정으로 주웠던 것을 갈무리하곤 주방으로 향한다.)
noname
식구들을 맞을 준비로 분주한 식당과 주방입니다.
다들 이곳저곳을 청소하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탓에,
무언가를 물어본다거나 흔적을 찾아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발레리아가 식당을 조금 서성거리면, 은식기를 닦고 있는 메이드와 키 큰 풋맨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듣기 판정이 가능합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cc<=63 듣기 (1D100<=63)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5 > 25 > 어려운 성공
메이드
작은 아가씨가 미쳐서 명을 재촉하네.
풋맨
쉿, 귀에 들어가면 어쩌려고.
메이드
왜, 뭐 어때서. 미친 아가씨에다 이젠 하인까지 없어지고, 이 저택 저주받은 거 아니야?
풋맨
그러게, 괴물 괴물 하더니 진짜 괴물이라도 나오나 봐.
noname
듣자 하니 저택에는 공공연하게 나쁜 소문이 도는 것 같습니다.
틀린 말도 아닌 게...
아니, 사실이잖아요.
클라라는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정말 미쳐버리기라도 한 건지, 통 잠을 자지 않습니다.
게다가 오늘은 몇몇 사용인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고요.
대체 이곳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발레리아 릴리움
(감히 뚫린 입이라고 저런 말을 함부로 하다니. 이야기하던 하인들의 얼굴을 기억해 놓고는 현관으로 항햔다.)
noname
현관에서 밖을 바라보면 여전히 안개가 짙게 끼어있습니다.
어제의 그 이상한 꿈 때문에 오늘은 왠지 밖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런데, 중년의 정원사가 저택의 문 앞에서 정원 쪽을 쳐다보며 눈을 한껏 찌푸리고 있네요.
정원사
이그그그... 돌아오시기 전에 해놓아야 하는데... 안개 때문에 뭐가 보여야 말이지.
noname
그는 정원의 모양새에만 집중하며, 연신 혀를 찹니다.
대인기능 판정이 가능합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cc<=42 대인기능 (1D100<=42)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3 > 43 > 실패
정원사
주인 어르신께서 이렇게 이렇게, 둥글게 대칭을 맞춰 나무 덤불을 잘 가꿔 놓으라고 하셨거든. 이렇게 말이야... 보기 좋게 둥글둥글하게 말이야.
큰 손님이 오니 그렇게 해놓으라 말씀하셨는데 말이야. 이그그그... 나 원,참.
noname
그는 과장된 제스처로, 나무덤불의 각도를 이리저리 손으로 재며 짜증을 냅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 적어도 내일까지는 안개가 걷어야할텐데 말입니다. (그 모습을 보며 중얼거리고는 다시 로비로 향했다. 결국 사라졌다는 하인들은 발견하지 못했는데...)
noname
...
1층을 전부 둘러보았지만, 딱히 사라진 사용인들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했습니다.
어떡할까요?
그 수상한 견습 하인도 신경 쓰이고,
하녀장님께 보고한다는 구실로 2층에 올라가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역시 그 견습 하인이 영 의심스럽다. 그를 한 번 찾아본다.)
noname
견습 하인은 1층에서 보이지 않습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2층으로 올라가서 찾아본다..)
noname
발레리아가 계단 위로 올라오면, 맨 처음으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정원의 전망이 내려다보이는 [발코니]입니다.
발코니를 기준으로 왼쪽 복도 끝은 [클라라의 방],
오른쪽 복도에는 사라진 사용인의 또 다른 청소 담당 구역이던 [귀빈실]과 [주인어른의 침실]이 있습니다.
복도에는 딱히 특별한 게 없고, 하녀장님 역시 보이지 않네요.
발레리아 릴리움
(바로 앞의 발코니부터 살펴본다.)
noname
원래라면 정원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발코니이지만...
안개 때문에 경치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정원의 한 가운데에 높게 쌓인 거대한 무언가만은 유독 눈에 띕니다.
적어도 10m는 되는 것 같은데, 저런 게 언제부터 저기 세워져 있었죠?
관찰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자세히 본다?)
cc<=55 관찰력 (1D100<=5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1 > 81 > 실패
noname
재판정 가능합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cc<=55 관찰력 (1D100<=5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7 > 37 > 보통 성공
noname
안개 사이로 정원을 좀 더 자세히 확인해보면...
거대한 무언가는 돌로 쌓아 올린 석탑처럼 보입니다.
게다가 이 정원...평소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조금 특이한 모양인 것 같습니다.
특히 정원의 나무 담장과 덤불들이 가운데의 석탑을 중심으로 어떠한 모양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아요.
지능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85 지능 (1D100<=8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4 > 54 > 보통 성공
noname
가운데의 석탑을 기준으로,
정원의 나무 담장들이 마치 아까 발견했던 마법진과 같은 모양을 만들어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기이한 정원의 모양새를 보니 기분이 이상해집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이성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78 이성판정 (1D100<=78)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0 > 20 > 어려운 성공
무언가.. 확실히 잘못된 것 같은데.
(중얼거리고는 아가씨를 확인하기 위해 방에 들른다.)
noname
문은 잠겨있습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왜지? 한 번 노크해본다.)
noname
클라라는 안에 있다고 대답은 하지만 문을 열어줄 생각은 없는지, 그 뒤로 잠잠하기만 합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이마짚... 귀빈실로 향한다.)
noname
사라진 사용인의 다른 담당구역인 귀빈실의 문을 열면...
...이게 무슨 일이죠?
있어야 할 침대와 테이블 등 가구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자명종 시계 단 하나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발레리아가 자명종 시계에 가까이 가면,
자명종 시계는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시침과 분침이 거꾸로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뭔가를 느낄 새도 없이,
당신의 옷 주머니 속에 있던 회중시계가 체인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떨어진 회중시계는 자명종 시계와 같이...
시침과 분침이 아주 빠르게, 거꾸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이게 무슨..? (시계를 주워든다.)
noname
회중시계를 손에 들자,
당신의 손이 흐려지면서 회중시계가 바닥으로 다시금 떨어집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이성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78 이성판정 (1D100<=78)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4 > 74 > 보통 성공
system
[ 발레리아 릴리움 ] SAN : 78 → 77
noname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당신이 눈을 한 번 깜빡이면 거짓말처럼 손이 원래대로 돌아와 있습니다.
...헛것을 본 걸까요?
발레리아 릴리움
헛것이라기엔 너무... (게다가 가구들은 전부 어디로 사라졌는가? 표정을 살짝 찌푸리곤 자명종 시계를 살펴본다.)
noname
여전히 거꾸로 돌아갑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허... (꺼림칙한 기분에 일단 뒷걸음질 쳐 침실로 향한다.)
noname
주인어른은 외출 중이시니 청소를 위해 문은 열려 있어야 할 텐데...
어쩐지 잠겨 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잠긴 건 아닙니다.
문고리도 돌아가고 문도 조금 열어볼 수 있지만,
묵직한 무언가에 가로막혀 어느 정도 이상은 열리지 않습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되는 게 없군... (조금 신경질적으로 중얼거리곤 문틈새로 안을 들여다본다.)
noname
견습 하인으로 보이는 소년이 구석에 쭈그려 앉아 흐느끼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견습 하인
저,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noname
대체 여기서 뭘 하는 건지.
아무래도 견습 하인이 문을 가구로 막아둔 것 같은데...
근력 판정으로 문을 열어보거나, 대인기능으로 견습 하인을 설득해볼 수 있습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cc<=75 근력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7 > 87 > 실패
(설득은 영 자신이 없어서..)
noname
문을 밀어보면,
문은 잠시 뒤 갑자기 허무하게 열립니다.
분명 문 앞에 무언가가 있었는데, 열린 문 앞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문이 왜 열리지 않았던 거죠?
견습 하인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만 반복하며 눈물을 쏟아냅니다.
견습 하인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제발, 제발 비밀로 해주세요. 주인어른한테 비밀로 해주세요, 릴리움 님...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저희 다 죽을 거란 말이에요.
발레리아 릴리움
... 대체 무슨 일을 벌인 겁니까? 솔직히 말해주신다면 최대한 피해가지 않도록 하죠. 그러니 그만 울고 말해주십시오.
noname
견습 하인은 벌벌 떨며 말합니다.
견습 하인
주인님은 내일, 사람 하나를 제물로 바쳐서 괴물을 소환해낼 생각이세요. 그런데 그건 괴물이잖아요, 그건 괴물이란 말이에요...
noname
주근깨 가득한 얼굴이 눈물로 젖어 들어갑니다.
제물은 무엇이며 괴물은 또 무슨 소리일까요.
단순히 종이나 책을 태운 것 치고는 너무 절박한 표정입니다.
이윽고 그는 울면서 바닥을 기어와, 발레리아의 앞에 몸을 수그립니다.
견습 하인
릴리움 님, 릴리움 님 저는 죽고 싶지 않단 말이에요... 저는...
noname
견습 하인은 당신의 소매 끝을 잡으며 죽고 싶지 않다고 절규를 토해내지만,
말을 끝까지 잇지는 못합니다.
그 말이 무색하게도 그의 전신은 서서히 안개처럼 흐릿하게 변해...
형체도 없이 사라져 버렸으니까요.
발레리아 릴리움, 이성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77 이성판정\ (1D100<=77)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0 > 50 > 보통 성공
system
[ 발레리아 릴리움 ] SAN : 77 → 76
발레리아 릴리움
이게 무슨...
noname
견습 하인이 있었던 자리의 뒤에는
집안 식구들을 그려놓은 거대한 액자만이 덩그러니 남아있습니다.
설마, 저택의 하인이 사라졌다는 게 이런 거였나요?
눈앞에서 이상한 광경을 목격한 충격 때문인지,
거대한 그림이 오늘따라 더 부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예술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37 예술 (1D100<=37)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3 > 93 > 실패
noname
재판정 가능합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cc<=37 예술 (1D100<=37)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8 > 68 > 실패
noname
음
관찰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55 관찰력 (1D100<=5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8 > 18 > 어려운 성공
noname
유독 클라라를 그려놓은 부분이 캔버스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거, 클라라만 나중에 따로 그려서 붙여놓은 것 같네요.
왜 지금까지 이걸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죠?
발레리아 릴리움
(떨어진 부분을 떼어내 본다.)
noname
그 밑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마치 그 자리에 아무나 그려 넣어도 상관없다는 듯이.
발레리아 릴리움
(잠시 빈 부분을 쳐다보다가 다시 클라라의 방으로 향한다.)
noname
침실을 나가기 전, 발레리아가 뒤를 돌아보자
떼어냈던 클라라의 그림만 사라졌습니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떨어진 그림은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부자연스러웠던 그림은 클라라를 그린 부분이 떨어져 어딘가 안정적으로 보입니다.
원본이 드러났기 때문이겠지만,
마냥 편하게 느껴지지만은 않은 감상입니다.
그렇게 문을 닫고 몸을 돌리면...
갑자기 어딘가에서 절규에 가까운 비명이 들려옵니다.
듣기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63 듣기 (1D100<=63)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1 > 21 > 어려운 성공
noname
클라라의 방 쪽에서 난 비명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아까는 분명히 닫혀있었던 것 같은데,
클라라의 방문이 활짝 열려있습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서둘러 문을 열고 들어간다.)
무슨 일입니까?
noname
안으로 들어가 보면 사용인 한 명이 붕대를 들고 클라라의 침대 앞에서 벌벌 떨고 있습니다.
침대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흰색 이불 위에 선혈이 낭자합니다.
선혈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클라라의 팔목이고,
그 작은 손에는 나이프가 들려있습니다.
설마, 자기 손으로 팔목을 그은 건가요?
발레리아 릴리움, 이성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76 이성판정 (1D100<=76)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5 > 15 > 대단한 성공
noname
응급치료 판정 가능합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cc<=45 응급치료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7 > 67 > 실패
(젠장)
클라라 E. 그레이스
...괜찮아요. 깊지 않은 상처이니 제가 할 수 있어요.
noname
클라라는 그렇게 말하며 당신을 밀어냅니다.
지혈을 마친 클라라의 표정은,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어린아이의 표정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깊은 서글픔을 담은 눈입니다.
클라라는 이윽고 너덜너덜해진 손 위에 얼굴을 묻은 채
물기 어린 목소리로 무언가를 중얼거립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
조금만... 조금만 더 버티면 돼.
noname
무엇을?
대체 무엇을 버틴단 말인가요?
발레리아 릴리움
대체.. 대체 왜 이런 짓을 벌인 겁니까? 무얼 버틴다는 것이고요?
noname
...
클라라는 대답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저 발레리아에게 느릿하게 한 마디를 내뱉습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
...레리, 전에 불러주셨던 동요가 듣고 싶어요. 그 책을 가져와 줄 수 있나요?
발레리아 릴리움
(잠시 입만 벙긋거린다. 몇 번 주먹을 쥐었다 피길 반복하더니) ... 금방 다녀올테니 가만히 계십시오. (말하고는 서둘러 발걸음을 옮긴다.)
noname
결국 발레리아가 클라라의 부탁을 듣고 서재에 있는 동요집을 찾기 위해 복도로 나오면,
복도는 눈에 띄게 달라져 있습니다.
조금 전의 화려했던 복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썩은 나무의 끼익 소리가 들려오는 바닥과
군데군데 칠이 벗겨지고 곰팡이가 슨 낡은 벽만이 남았습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이성 판정
발레리아 릴리움
cc<=76 이성판정 (1D100<=76)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0 > 40 > 보통 성공
noname
이제는 숨길 생각도 없이 낡아 있음을 과시하는 저택입니다.
저택 안은 조용합니다.
방금까지 청소로 소란스러웠던 저택은 마치 거짓말인 것만 같습니다.
이 저택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사람이 내는 어떠한 소리도 들려오지 않습니다.
뒤를 돌아 클라라를 확인해보면 여전히 그 자리에 있지만,
방금 전까지 클라라의 옆에서 벌벌 떨고 있던 사용인은, 역시 사라진 상태입니다.
발레리아가 3층으로 올라와 왼쪽 복도 끝에 있는 서재의 문을 열면,
서재 역시 발레리아가 기억하던 화려함과는 거리가 멉니다.
마치 10년 정도는 방치된 것만 같이 낡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책장의 끝에서 노년의 하녀장이 의연한 표정으로 책의 먼지를 닦고 있네요.
저택의 모두가 없어진 줄 알았는데, 반가운 얼굴을 마주합니다.
그는 책장에서 책 하나를 꺼내더니,
당신에게 ‘마더구스’라는 책을 건넵니다.
하녀장
저택에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구려. 사라진 사용인들은 찾았나?
발레리아 릴리움
아뇨, 전혀... 오히려 사람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하녀장
그래... 그랬구먼. 아마 저택의 주인님들이 관련된 일이겠지.
그분들이 어느 순간부터 이상한 종교에 빠져있다는 것은 내 잘 알고 있었다네. 그런데 어쩔 수 없었어, 나는 그분들을 모시며 충성을 맹세하는 자였으니 말일세.
사용인의 덕목은 첫째도 침묵, 둘째도 침묵이지 않은가. 하루하루 저택에는 이상한 책들과 문서들이 쌓여갔어.
noname
하녀장은 한숨을 푹 내쉽니다.
하녀장
그리고 주인어른께선 뜬금없이 아가씨를 양자를 들이셨지.
그분들은 정말 자식이 필요했던 게 아니었어. 그건... 마치 어딘가에 ‘쓸’ 귀한 물건을 얻은 표정이었지. 분명 아가씨도 무언가 관련이 있을 게야.
발레리아 릴리움
그게, 무슨.. 그렇다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모두 그 이상한 종교와 관련있다는 겁니까? 그들이 아가씨까지 끌어들여 무언가 일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고요?
하녀장
그래. 그렇겠지. ...그래도 되는 데까지 내 일을 해야 하지 않겠나.
noname
하녀장은 그저 제 할 일을 하듯, 점점 흐릿해져 가는 손으로 책장을 한 번 닦습니다.
그는 자신의 사라져 가는 손을 가만히 쳐다보다,
덤덤하게 당신에게 낡은 공책 하나를 꺼내 건넵니다.
하녀장
나는 떠날 때가 된 것 같으니, 이제 각자의 길을 감세. 나는 죽기 위해서, 자네와 아가씨는... 둘 중 하나는 살기 위해서겠지.
어느 쪽이 더 좋은지는 오직 신만이 알 뿐이니, 현명하게 선택하게나.
발레리아 릴리움
(공책을 받아들이며 입만 벙긋거린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모든게 너무 갑작스러웠다. 모든 게...)
noname
노년의 하녀장은 그 말을 끝으로 웃으며, 안개처럼 사라집니다.
이제 당신의 앞에는 마더구스와, 처음 보는 공책만이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대체 이 공책은 무엇이며, 무어라 쓰여있을까요.
발레리아가 공책을 몇 장 훑어보면 월 단위, 혹은 연 단위로 드문드문 그림과 함께 일기가 쓰여 있습니다.
삐뚤빼뚤한 글씨... 클라라의 글씨체인 걸 단박에 눈치챕니다.
이 저택에 처음으로 오게 된 날의 기록,
공부가 지루하다는 내용,
비밀 정원을 찾아냈다는 내용,
자신의 소중한 회중시계를 비밀 정원에 묻어두었다는 내용,
자신을 돌봐준 발레리아에 대한 내용...
성장했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중간 이상의 페이지부터는 더 이상 그림이 그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늘 날짜의 일기가 벌써 쓰여있네요.
클라라가 언제 일기를 써서 서재에 갖다 놓기까지 한거죠?
발레리아 릴리움
(일기를 펼쳐 읽어본다.)
noname
1866. 04. 06.
내일 일로 바빠서 그런지 하인들이 별로 상대를 안 해준다. 놀아달라고 하다가 실수로 큰 꽃병을 깨버렸다. 하녀장한테도 혼나고 레리한테도 혼났다. 진짜 실수였는데.
...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내용입니다.
생각해볼 필요도 없어요.
오늘 이런 일은 없었습니다.
이어서 뒷장을 넘겨본다면 검은 크레파스로 규칙 없이 마구 칠한 것 같은 기괴한 그림과,
얼룩이 져 번진 글씨의...
내일 일기가 있습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전부 말도 안돼... (중얼거리며 읽어본다.)
noname
1866. 04. 07.
주님. 내 사람들을 돌려주세요. 내 것들을 돌려주세요.
저택에 하루종일 비명 소리가 들려요, 그들을 데려가지 마세요. 아무 잘못이 없는 사람들을 데려가지 마세요. 사라지게 하지 마세요. 내가 어제 말을 안 들어서 그러는 거라면, 앞으로 안 그럴게요. 앞으로는 쥐 죽은 것처럼 얌전히 지낼게요.
아니면 원래 내 것이 아니라 다시 뺏어가시는 건가요? 가족도 저택도 하인들도 전부 원래 제 것이 아니라서요?
내가 욕심을 낸 탓에, 그래서 벌을 받는 건가요?
불안함과 절박함이 묻어나는, 이 역시 아가씨의 글입니다.
견습 하인이 했던 말들이 스멀스멀 떠오르며 머릿속이 혼란해집니다.
뒷장에선 1년후, 3년후, 4년후...
글씨체에서 성인의 티가 베어나는 9년후와 10년후의 일기까지 이어집니다.
1867. 04. 07.
이제 제발 용서해주세요. 제발 저를 용서해주세요.
벌이라면 충분히 받았으니 이제 용서해주세요. 매일 밤 저택의 사람들이 꿈에 나와서 제발 살려달라 빌어요. 나는 매일매일 당신에게 용서를 구해요. 이 저택에는 여전히 아무도 없어요.
1869. 04. 07.
차라리 나를 데려가지 그러셨습니까. 차라리 나도 그들과 같이 사라지게 만들지 그러셨습니까.
괴물을 신이라 부르며 하염없이 당신에게 비는 나를 좀 봐주시옵소서.
신이시여, 이 모든 건 당신의 탓이나이다.
당신이 나를 무력하게, 나를 약하게 만든 탓이나이다.
그러니 내게 그들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제발...
1870. 04. 07.
누군가 집안의 주술서를 대부분 불태워버린 탓인 것 같다.
원래라면 한 사람이 제물로 바쳐져야 했을 주술이 역으로 거행된 것도, 내가 원인을 끼워맞추는 데에만 수년이 걸린 것도... 아마 주술서의 원본이 없기 때문이겠지.
이제서야 그들을 되살릴 연구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서야...
1872. 04. 07.
장의사와의 밀거래로 하인들과 닮은 시체를 몇 구 얻었다. 이곳에 영혼을 불어넣는 방법을 써보았지만, 그들은 영혼마저 소멸한 건지 실패의 실패를 거듭할 뿐이었다.
이름 모를 시체들이여, 죽어서도 편히 눈감을 수 없게 해 미안합니다.
탓하려거든 당신들의 육신을 욕보인 나를 탓하십시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1873. 04. 07.
...연구를 거듭할수록 그들을 되살려내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될 뿐이다.
1874. 04. 07.
미안해요, 전부 다 내 잘못입니다.
내가 이 저택에 오지 않았더라면, 당신들은 살 수 있었을까요.
남은 내 모든 생을 걸어서라도 당신들을 되살려 보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1875. 04. 07.
저택에 이상한 남자가 찾아왔다.
1876. 04. 07.
...또 저택에 이상한 남자가 찾아왔다.
대체 어떻게 알고 이 숲속까지 찾아와서는, 뜬금없이 하는 말이 ‘환각을 현실과 동화시켜 주겠다’라고. 아편이라도 팔겠다는 건가? 계약의 조건조차 말이 되지 않는 것들이라,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그를 돌려보냈다.
아니... 아니다.
그래, 내가 겪은 일도 말도 안 되는 일이지. 속는 셈 치고 그 남자를 다시 만나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1876. 04. 08.
믿을 수가 없다. 실제로 만질 수 있고 대화가 되는데, 이게 전부 내 환각이라고?
오늘은 분명 76년의 4월 8일일 텐데, 그들은 오늘이 66년의 4월 1일이라 말하며 장난인 듯 웃어넘기기만 할 뿐이다. 아마 그들에게는 내가 어린아이로 보여지는 것 같다.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어떠한 행동을 해도, 마치 어린아이를 대하듯 구는 걸 보면,
정말로... 시간이 돌아간 건가?
클라라의 일기는 이것으로 끝입니다.
이 일기에 따르면...
그래요.
당신은 이미 죽었습니다.
당신에게는 실체가 없습니다.
당신은 누군가에 의해, 클라라에 의해 다시금 만들어진 환영입니다.
어디 당신뿐인가요? 이 저택에 있는 모두가 허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클라라는?
클라라는 대체 어떻게, 무엇을 만들어 낸 것인가요?
이제는 당신의 작은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일만 남았습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마더구스를 꾹 쥐고서 방으로 달려간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며 복잡한 머릿속을 달랜다. 전부 아가씨께 물어보면 되는 것이다. 물어보면...)
noname
발레리아는 클라라의 방으로 향합니다.
이 저택은 뒤틀리고, 공간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습니다.
이런 모양새였나요.
이 저택은 이렇게 낡고, 병들어 있었나요.
클라라는 이렇게 낡고, 병든 저택에서 홀로 10년을 살았던가요.
클라라의 방문을 열면,
클라라가 아닌 누군가가 침대 위에 앉아 창밖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이미 그를 알고 있습니다.
어제 꿈에서 보았던, 당신이 안개 속에서도 끝까지 쫓아갔던 그 뒷모습입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 아가씨, 클라라 아가씨.
클라라 E. 그레이스
...왔네요.
noname
곧 쓰러질 것만 같은 얼굴을 한 그는 애써 웃어 보이며 당신을 맞습니다.
성인의 얼굴이지만, 어린 아가씨의 모습이 뿌옇게 겹쳐집니다.
그래요, 그랬습니다.
‘나’와 이 저택의 허상을 만들어 낸 건 바로 그,
클라라입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어떻게 저희를... 만들어내신 겁니까? 아니, 어째서 그러셨습니까? 아가씨의 삶을 사셨어야죠. 현실을 살아갔어야 하는데... (다소 두서없이 말한다. 표정은 어느새 일그러져 있었다.)
클라라 E. 그레이스
원래 제가 사라져야 했었던 사람이에요. ...죄송해요. (웃어 보이지만... 이렇게 슬픈 얼굴을 미소라고 말할 수 있을까.) 결국 남은 건 레리 한 명뿐인 것 같아요. 다 제가 모자란 탓이에요.
발레리아 릴리움
원래 사라졌어야 했던 사람 따윈 없습니다. 그저 정말 불행히도, 끔찍한 일이 일어나버린 거예요. 누가 감히, 감히 이런 상황에서 아가씨가 모자르다 말할 수 있겠습니까. 누가 사과를 받을 수 있겠습니까? 당신은, 그 어린 아가씨는 당연히 살아야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침대 옆에 무릎 꿇어 당신의 손을 꾹 쥔다.)
클라라 E. 그레이스
(당신의 손을 빤히 바라본다. 내가 이런 말을 들을 주제가 될까. 구태여 입을 열지 않았다. 입을 열었다가는 저도 모르게 침음을 흘릴 것 같았기에.) ...제 부족함으로 사라졌으니까요. (뜸) 주술의 실패로 모든 것이 뒤틀려 버렸어요. 모두 다 제 잘못이잖아요. 저 하나만, ...저 하나만 죽었다면, 그걸로 됐을 텐데. (숨을 짧게 내쉰다.) 그래서 다시 되돌리려고 했어요. 제 잘못이니까, ...제가 제대로 제 몫을 하지 못한 탓이니까. 10년간 어떻게든 이 저택의 사람들을 살려내려고 했는데... 결국 이렇게 됐으니 모두 제 부족함 아니겠어요? (그리 말하며, 건조하게 웃었다.)
발레리아 릴리움
... 아가씨는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새로이 열어나갈 미래로 누구보다 반짝이는 아이였습니다. 제가 이어나갈 생이 죄없는 아이를 하나 제물로 삼아 살아갈 삶 따위였다면 바라지도 않습니다.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잇는다.) 잘못이 있다면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주술 같은 것을 실현하려 했던 이들에게 있지 않겠습니까. 아가씨의 시간은 아가씨가 받아 마땅했던 것이고, 그러니 당신의 시간을 살아갔으면 되는 것인데... 왜 저희같은 것들에게 얽매여 그리 노력하셨습니까. 이렇게 다시 살아간다고 해도 저는 전혀 기쁘지 않은데... (고개를 숙인채 중얼거린말이 사라지듯 끊긴다.)
클라라 E. 그레이스
제 몫만 해냈다면 모든 게 제대로 굴러갔을 거예요. 어린아이라는 말은 핑계밖에 되지 못해요. (고개를 숙인 당신에 작게 웃음을 흘렸다.) 마땅한 건 제가 아니라, 이 저택의 다른 모든 사람들. 그들뿐이에요. 제 몫을 하지 못한 제물보다 큰 주술의 오류는 없어요. (가라앉은 눈이 눈꺼풀 아래로 사라진다.) 제가 죽었으면 끝날 일로 모두를 죽인 셈이잖아요.
발레리아 릴리움
사람의 몫이 죽어 사라지는 것일 수는 없는 겁니다. 아가씨가 해야할 몫이란 아가씨의 삶을 살아가는 것 뿐입니다. (퍼뜩 고개를 들어 당신을 마주본다.) 빌어먹을 주술 따위 오류가 나면 뭐 어떻다는 겁니까. 그들은 당신을 원망하지 않을 거예요. 제가 그렇듯이. 모두가 당신이 저택에 새로 들어왔던 그 순간 말괄량이 작은 주인을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되었으니까... (여전히 일그러진 표정으로 짓는 웃음은 마치 울음을 터뜨리기 직전과 같다. 그런 표정으로 당신을 보았다.)
클라라 E. 그레이스
중요한 건 주문이 역으로 행해졌다는 거예요. ...역으로 행해져서 당신이 죽었다는 걸, 당신을 죽인 주술의 술자가 저라는 걸 알고서 하는 말인가요? (손등으로 눈가를 꾹꾹 누른다. 벌써 며칠째인가, 오늘이 6일째인가. 주술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 그리 되내며 정신을 붙잡았다.) 아마 계약이 옳다면, 조금 후에 당신은 다시 살아날 거에요. 당신이 누리지 못한 것들도, 누리지 못한 남은 삶도 살아갈 수 있겠죠.
noname
그렇게 말한 클라라는 자명종 시계를 봅니다.
아까 거꾸로 돌아갔던 귀빈실의 시계와는 달리,
시침과 분침은 정확히 돌아가며 11시 40분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발레리아 릴리움
... 제 대답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런 식으로 얻는 생이라면 필요없어요. 지금이라도, 그 계약이란 것을 그만둘 수는 없는 겁니까?
클라라 E. 그레이스
제 10년을 바친 주술이에요. (단호하게 말한다. 무를 생각 따위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이.) 20분... 아니, 이제 20분도 채 남지 않았어요. 딱 그만큼이면 완성되는 주술이에요. ...그냥, 단 하나만 생각해 줘요. 당신은 원래대로 당신의 삶을 이어 나가는 것뿐이에요. 그 전에 저와 잠깐 수다나 좀 떨면 돼요.
발레리아 릴리움
원래 제 삶이란 것이 무엇입니까. 오직 이 저택에서, 어린 아가씨를 모시는 것이 제 삶이었습니다. 이렇게 얻는 시간에 제 삶은 없습니다. ... (당신의 손을 붙잡은 두 손에 힘이 들어간다. 이제 그 모습은 숫제 비는 것과 같다.) 누군가를 되살리는데 대가가 들지 않을리 없다는 사실 압니다. 분명 아가씨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이겠죠. 아시잖습니까. 누구보다 아가씨가 더욱 잘 아시잖습니까. 누군가와 맞바꾸어 얻는 시간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제가 이런 상황에 어찌 한가롭게 수다나 떨 수 있겠습니까.
클라라 E. 그레이스
...저 역시 죽어 없었어야 할 10년을 더 살아왔는걸요. 그동안 그 은혜인지, 아니면 저주인지 모르는 저택을 원래대로 돌리기 위했을 뿐이에요. 원래 제 것은 단 하나도 없었어요. 이 저택도, 나를 낳은 가족도, 여기서 만난 그 모든 사람도, 지금 살아가고 있는 이 시간마저. (고해와도 같았다. 내 것이 아닌 삶을 살아왔던 것은 죄악이다.) 아까도 말했잖아요. 당신은 다시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 원래 가졌어야 했던 것을 되돌려 받았을 뿐이에요. (제 손을 잡은 당신의 손을 풀어냈다. 그 손길은 힘이 없었으나, 그렇다고 확신이 없지는 않았다.) 내 자리가 아닌 곳에 잘못 들어와 생긴 일이에요. ...그러니 제가 수습해야 마땅한 일 아니겠어요.
발레리아 릴리움
당신의 것이 왜 하나도 없습니까. 저는 아가씨의 집사이고, 그들 모두가 아가씨의 하인이었습니다. 당신의 것이 없다는 말은, 그 모든 시간이 거짓이었다 말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아가씨가 이 저택에 들어오게 된 것은 선택이 아니었을지 모르지만, 저희가 아가씨를 작은 주인님으로 모셨던 것은 모두 저희의 선택이었습니다. 적어도 제게만은 진실이었습니다. 아가씨가 아닌 다른 작은 주인님은 상상할 수가 없는데... (비어버린 손을 그저 꾹 쥔다. 당신은 제가 없는 사이 이토록 자라 더이상 제가 손을 잡아줄 필요가 없는 어른이 되었다. 그것이 못내 서글펐다.) 전 원래 가져야 할 것을 이미 되돌려 받았습니다. 이렇게 다 큰 아가씨를 보지 않았습니까. (입꼬리를 당겨 웃는다. 정말 그것만으로 충분하다는 듯이)
클라라 E. 그레이스
...레리.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은 뭔가요? 본인은 어차피 죽을 목숨이었다. 이 저택의 모두가 그런 운명이었고, 저는 이 저택에 와 모두를 잡아먹고 10년간 시간을 바쳤으니, 이제 아가씨는 할 건 다 했다. 그러니 당신의 삶을 살아라. ...그런 말이 하고 싶은 건가요? 그 주술이 이루어지고, 저는 멀쩡히 살아남았어요. 이것은 형벌인가요? 남의 목숨을 빼앗은, 제가 감수해야 할 고통인가요? (분노가 아니었다. 죄책감과 허무함이 섞인 슬픔일 뿐.) ...10년간 아무리 연구했지만, 주술을 되돌리는 방법은 없었어요. 일시적으로 파괴된 게 아니라, 소멸한 영혼을 돌리는 방법은 없었다구요. ...딱 한 번 주어진 기회에요. 누구인지, 뭐 하는 사람인지도 모르는 그 남자가 쥐어준 단 한 번이 기회. 그걸 바보처럼 졸음에 져서 당신 하나만 겨우 남겼어요.
발레리아 릴리움
잘 알아 들으셨군요, 똑똑한 우리 아가씨. 당신은 목숨을 빼앗은 것이 아닌 잃은 것일 뿐이에요. 그것은 결코 형벌이 아닙니다. 다시 새로운 친구를, 가족을, 그리하여 당신의 것을 만들 수 있는 기회지요. (졸음. 이어지는 말을 듣으며 잠시 가만히 있다가, 다시 웃는 얼굴을 했다. 무언가를 깨달았을까.) 하지만 저는 역시 작은 주인님의 것. 아가씨가 하지말라고 하신다면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느릿하게 눈을 깜빡인다.) 마지막, 그래 마지막이니까요. 피를 많이 흘리셨으니, 누우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동요를 불러달라 하셨지요. 불러드리겠습니다. 설마 제가 당신께 해드릴 수 있는 마지막 일 마저 막지는 않으실 거라 믿습니다.
noname
클라라는 침대에 기대,
감길 듯 감기지 않은 눈으로 천천히 이야기합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
...아무것도 하지 마요, 레리.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요. 그러니... 그냥 수고했다고만 해줘요.
noname
11시 57분, 시계는 자정까지 3분만 남았음을 알립니다.
...이제는 결정해야 해요, 발레리아.
당신은 어떻게 하고 싶은가요?
작은 주인이 10년간 그토록 원했던 일을,
당신이 비로소 이뤄준 후 그의 마지막을 지켜볼지.
그를 모시는 자로서,
또 한 번 밤을 샌 작은 주인이 사라지지 않게...
자장가를 불러주며 이제는 편하게 잠자리에 들게 해줄지 말이에요.
발레리아 릴리움
... 아가씨, 우리 아가씨. 수고하셨습니다. 잘 커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정말로...
(뜸을 들인다. 숨을 한차례 들이마시고)
... 그리고, 죄송합니다. 잠 못 자는 고집불통 아가씨를 재워드리는게 제 일이라서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 저는 제 일을 해야합니다. 그 옛날의 오늘, 제가 하지 못했던 일. 어린 아가씨가 악몽에 시달리지 않도록 재워드리는 일이요. 저는 아가씨가 이렇게나 잘 커주셨으니, 앞으로도 잘 해나갈 수 있으시리라 믿습니다. 한숨 자고 일어나시면 나쁜 꿈은 끝나있을 거예요. (나긋나긋, 속삭이듯 조용히 말을 마친다. 그리고 조용히 자장가를 부르기 시작한다. 당신이 좋은 꿈을 꿀 수 있도록...)
클라라 E. 그레이스
...당신 진짜...
noname
발레리아는 자신이 가지고 온 책을 펴, 익숙하게 자장가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순간적으로 미간을 찌푸린 클라라는 불만스러운 얼굴로 입술을 뻐끔거리다,
결국 포기했는지 눈을 감고 미미하게 웃습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
진짜, 이상한 사람이에요. ...바보 같은 선택이니 분명히 후회할 텐데요.
발레리아 릴리움
절대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고 주무시죠. (저 역시 자그맣게 웃으며, 다시 자장가를 이어부른다. 마지막으로 보는 당신의 모습이 웃는 모습이라 참 다행이다, 따위의 생각을 하며)
noname
침대에 기댄 클라라의 고른 숨소리가 들려옵니다.
창밖의 안개는 천천히 사라집니다.
노래의 가사대로,
하늘 위에는 작은 별이 빛나고 있습니다.
당신도 역시 서서히 안개처럼 사라져갑니다.
서서히,
아주 천천히 말이에요.
결국엔 형체마저 남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당신은 가만히 그 자리에 앉아있습니다.
몇 시간이고, 잠이 든 클라라를 가만히 응시합니다.
...
그렇게 얼마가 지났을까요,
여전히 눈을 감고있는 클라라가 팔을 뻗어 책 위에 손을 얹습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
레리, 거기 있어요?
발레리아 릴리움
네, 여기 있습니다.
noname
당신이 클라라의 말에 대답해도,
둘 사이엔 어떠한 대화도 통하지 않습니다.
클라라가 작게 읊조립니다.
클라라 E. 그레이스
...이제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네.
noname
당신은 클라라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겹쳐올립니다.
이미 사라졌기에 닿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전할 말이 있습니다.
잘 자요, 내 작은 주인님.
━━━━━⊱⋆⊰━━━━━
클라라 E. 그레이스 생환
발레리아 릴리움 로스트
생환 보상: X
END 2. 잘 자요, 내 작은 주인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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